비만의 역설? 뚱뚱하면 전염병 사망률 낮아 (연구)

비만은 만병의 근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감염병(전염병)에 걸렸을 때는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이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사망할 확률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 연구팀은 2011~2015년 감염 질환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환자 3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퇴원한 뒤 3개월 동안 체중이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대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 과체중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사망할 가능성이 40%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비만인 사람은 50%나 낮았다.

반면에 저체중인 사람은 정상 체중에 비해 사망 위험이 2배 높았다. 하지만 이는 다른 드러나지 않은 질환 등으로 인해 최근 급격히 체중이 감소한 사람에게 해당됐다. 최근에 체중이 줄어들지 않은 저체중의 사람에게서는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과체중이나 비만이 감염 질환 환자의 퇴원 후 90일간의 사망률 감소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환자 몸의 지방 조직에서 만드는 에너지가 음식 섭취를 통해 얻는 에너지보다 효율적으로 몸에 공급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비만 환자의 근육질이 정상 체중 사람의 것보다 높은 것도 원인인 것으로 봤다.

미국과 대만(타이완) 공동 연구팀의 연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서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 170여만 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사망 확률이 약 22~2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 레녹스 힐 병원의 비만 전문가인 미첼 로슬린 박사는 “비만도 몇 가지 건강 효과가 있다는 ‘비만의 역설’이 있지만 과체중이나 비만은 감염 질환 등 심각한 상황에서만 보호 효과가 있다”며 “비만은 당뇨병, 심장 질환, 암 등 치명적인 질환과 관련이 있는 만큼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The obesity paradox: Large study finds people hospitalized for infections are twice as likely to survive if they are overweight or obese)는 5월 24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비만학술의회(European Congress on Obesity)에서 발표됐다.

[사진=gettyimagesbank/kali9]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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