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사이, ‘골든 타임’ 응급조치 3

응급상황에서 삶과 죽음의 사이를 가르는 것은 ‘시간’이다. 이른바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조치를 한다면 그 환자는 삶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심장질환, 뇌 질환 등의 위급한 상황에서 대응해야 할 핵심적인 조치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1. 급성심근경색

심장 혈관이 막히면서 발생하는 급성심근경색의 골든타임은 심정지 발생 시 4~5분 이내, 심폐소생술을 포함해 최대 2시간 정도다.

급성심근경색이 의심되면 먼저 119에 신고하여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하고 심장마비로 이어지면 뇌로 가는 산소의 공급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심장마비 후 5분만 지나도 뇌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신속한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심폐소생술은 119에 신고를 하고 구급 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깍지 낀 양손으로 5~6cm 깊이, 분당 100회 속도로 흉부 압박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인공호흡이 어렵거나 불편한 경우 흉부 압박만이라도 시행하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시술이 가능한 병원에 도착하면 막힌 혈관을 뚫는 약물을 사용하거나 혈관을 물리적으로 뚫어주는 시술(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을 수 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응급의학과 최승운 교수는 “급성심근경색증 증상을 체한 것처럼 소화기 증상으로 여겨 증상이 좋아지길 기다리다 실제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고령이나 고혈압 등 기존 질환이 있는 환자가 가슴 부위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 119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2. 부정맥

심장은 신체에서 발생하는 전기적인 신호에 따라 피를 짜는데 이러한 전기적인 신호가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것이 부정맥이다.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가벼운 부정맥도 있으나, 심각한 부정맥이 발생하는 경우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호흡 곤란을 느끼거나, 의식을 잃으면서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공공기관, 지하철, 공항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자동제세동기를 이용하면 치명적인 부정맥을 자동분석하고 전기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환자에게 빠르게 자동제세동기를 부착해 부정맥에 의한 심장마비를 막을 수 있다.

3. 뇌졸중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과 뇌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뇌경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심근경색의 경우 병원 도착 전 사망률이 높은 반면, 뇌졸중은 내원 전 사망률은 심근경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뇌출혈과 뇌경색은 나타나는 증상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뇌경색의 골든타임은 3~6시간으로 알려져 있으며 혈전용해술은 3시간에서 4시간 30분, 동맥혈전 제거술은 6시간 이내에 시행해야 한다. 병원에 도착해 실제로 시술로 이어지는 경우 시술 준비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병원까지 도착하는 골든타임은 3시간 이내로 더 짧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뇌졸중 환자가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경우는 50% 미만이다. 어눌한 언어, 얼굴 마비, 편마비가 있거나 걸을 때 한쪽으로 넘어지는 증상 등 뇌졸중이 의심되는 경우 신속하게 응급실이나 전문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최승운 교수는 “뇌출혈의 경우 골든타임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갑자기 의식변화를 보이거나, 극심한 두통이 발생한 경우 신속하게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적인 진료를 받은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의식 저하 호흡곤란, 편마비 등 확실한 신체 변화를 보이지 않더라도 평소와 다른 흉통, 두통, 시야 이상 등이 생긴 경우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Platoo Fotography/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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