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대학 상담 센터 “1인 상담소 대부분”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대학생의 우울, 불안감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미투 운동의 확산으로 대학 내 상담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를 지원하기 위한 학내 상담 센터는 ‘1인 상담소’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인희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전문위원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개최된 ‘대학생의 불안,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 “서울대학교 인권 센터의 자체 조사 결과, 2018년 대학 내 상담 센터가 설치된 학교는 전국 119개교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인희 위원은 “미투 운동 이후 대학생의 학내 상담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나 현실은 상담 센터 직원 한 명이 모든 상담, 행정 업무를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전국대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협의회가 전국 115개교(일반대학교 84개교, 전문대학교 29개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2016년 대학 학생생활상담센터 관련 기관 현황 조사’에 따르면, 86개 대학(74.8%)이 대표 상담사를 계약직 형태로 고용했다. 전임 상담원 수는 일반, 전문대학교 모두 1명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일반대학교 39.5%, 전문대학교 62.1%) 전임 상담원 없이 파트타임 상담원을 채용해 운영하는 경우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일반대학교 22.1%, 전문대학교 17.2%).

박제일 전국대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협의회 회장(용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은 “2015년부터 대학구조개혁평가에 ‘진로, 심리 상담 지원'(3점) 지표가 들어가면서 3점치 점수 획득을 위해 최소한의 요건만 갖춘 대학 상담 센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박제일 회장은 “대부분 상담 센터가 적은 비용으로 운영되고 있어 전담 상담원 역시 1년 계약직이 많다”며 “석사 학위, 2~3년 경력이 있는 계약직 상담원의 평균 임금이 2400만 원 수준”이라고 했다.

현재 ‘진로, 심리 상담 지원’ 평가는 학생 수당 예산, 상담 인력의 고용 형태 등을 반영하지 않는다. 3점치 점수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소위 명문대의 상담 센터는 학생 5000명 당 상담원 1명꼴로 운영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박제일 회장은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업무 협약을 맺어 교육 등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날로 심각해져 가는 대학생 정신 건강 문제를 개별 대학 차원에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전임 상담 인력, 특히 정규직 인력 부족은 대학생의 유일한 ‘쉼’ 공간인 학생 상담 센터의 업무 연속성과 전문성 확보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문상연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 과장은 “교육부 내에서 정기적으로 구축해 온 전국 대학 상담 센터 현황 자료는 없다”고 했다. 문 과장은 “개별 대학에 자료를 요청하거나 대학 평가 자료를 참고할 수는 있지만 평가 점수를 받기 위해 실제와 다르게 작성되는 경우도 있어 온전한 실태 파악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suriyachan/shutterstock]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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