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 ‘바이오 신약’ 효과 기대, 문제는…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위한 치료제 보장성 강화의 목소리가 크다. 심각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며 효과적인 치료가 어려워 바이오 의약품의 개발과 급여화가 요구된다.

2014년 아토피로 인한 자살 사례가 2건 보도됐다. 사례는 2건이지만 사망자는 3명이다. 한 건은 주부가 계속 아토피로 괴로워했던 딸을 살해하고 자신 또한 자살했다. 다른 한 건은 태어났을 때부터 계속 아토피에 시달려온 고등학생의 사례다.

흔한 피부질환으로 생각되지만 심각한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 보장성 강화를 위한 논의는 2014년 이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책은 아직 부족하다.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아토피 환자의 무너진 삶’ 토론회에서는 꾸준히 문제의식을 가지고고 정책 대안을 추진하는 자리였다.

아토피 치료의 어려움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유효하게 사용되는 약제는 주로 전신면역억제제다. 하지만 장기이식, 골수이식 등 면역 억제를 필요로 하는 심각한 질병에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의원급에서 사용이 쉽지 않다. 비슷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메토트렉세이트(MTX)는 항암제로 분류되어 있어 사용하고자 할 때 식약처의 허가초과 사용 사전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역시 개원가에서는 받을 수 없다.

광범위 면역억제제는 1년 이상 사용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장기 사용 시 암을 유발한다는 결과도 있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까지 사용한다. 도중 호중구 감소 등을 확인하기 위해 피 검사를 통해 주기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연세의대 피부과 박창욱 교수는 “광범위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면 다시 스테로이드제, 국소칼리뉴린억제제, 광선 치료 등으로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며 “하지만 특히 광선 치료는 일정 시간 지속되면 흑색종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어 지속적인 치료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증상에 따라 광선 치료를 하긴 하지만 환자별로 연관 광선 치료시간을 관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결국 돌고 돌아 스테로이드제로

이런 상황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는 스테로이드다. 환자는 치료에 만족하지 못하면 이 병원에서 저 병원으로 방황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가장 손쉽게 단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스테로이드가 과다 투여되는 경향이 커 스테로이드 부작용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는 환자군이다.

스테로이드는 소량으로 단기 사용 시에는 효과적이지만 장기 과다 투여 시 발생하는 부작용이 매우 다양하다. 수면장애, 탈모, 진피증 약화, 고혈압, 뇌졸중, 당뇨병, 림프구감소증, 발기부전, 시력저하, 골관절염, 무균성 골괴사 등 전신에서 부작용이 나타난다. 아토피 환자들은 이런 부작용에 자주 시달려 치료의 신뢰성을 잃기도 한다.

소비자권익포럼 조윤미 운영위원장은 “치료제 기능에 대한 표시 광고가 엄격하고 자기 증명이 가능하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바이오 의약품의 유일한 문제는 ‘가격’

최근에 이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개발되는 신약들은 바이오 의약품으로 임상 결과로 볼 때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암이나 크론병 같은 심각한 질병에 주로 사용되는 바이오의약품이기 때문에 개원가에서 사용하기에 무리가 있고, 환자 역시 가격 부담이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한 번 투여 시 100만 원 정도로 예상한다. 얼마나 빨리 급여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박영립 회장은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말기 암 환자 보다 더 빈번히 자살을 고민하고 때론 실행한다”며 질환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박 회장에 따르면 성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평균 유병기간은 23~28년으로 매우 길며 자살 선택 사례도 적지 않은 만큼 심각한 병으로 여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진료비 부담 생각보다 크지 않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는 아토피 환자 보장성 강화에 보류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급여 적용 시 얼마나 많은 항목에 대해 보장성을 강화할 수 있는지가 문재인 케어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급여 부분에서는 본인부담상한제가 있어 어느 정도 부담을 낮춰줄 수 있지만, 비급여가 많으면 부담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과정이 우선순위라는 말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아토피 환자는 작년 기준 150만 명 이상이지만 평균 진료비는 3만 원이다. 경증 아토피 환자가 훨씬 많아 대체적으로 진료비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중 100만원 이상 부담하는 환자는 약 1400명, 500만 원 이상 부담자는 10명 내외라고 밝혔다.

또한, 복지부 관계자는 “면역억제제는 출시 기간이 오래돼서 크게 비싸지 않다”며 “문제는 바이오 의약품”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의약품은 아직 검증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우며 안정성과 효과 등이 검증되면 급여 전환에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사진=gettyimagesbank.com/Obencem]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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