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힘든 췌장암, 일찍 발견할 순 없을까

췌장암은 예후(병을 치료한 뒤의 경과)가 좋지 않은 대표적인 암이다. 암 완치의 잣대로 활용되는 5년 생존율이 5% 이하로 매우 나쁘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율이 10% 이하일 정도로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췌장암을 조금이라도 일찍 발견할 순 없을까. 조기 발견이 힘든 암이라도 미세한 초기 증상은 있지 않을까.

위장의 뒤에 위치한 췌장은 가늘고 긴 형태로 몸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장기다. 일종의 소화기관으로 각종 소화효소와 인슐린을 분비해 장내 음식물을 분해하고, 혈당조절을 담당한다. 췌장은 십이지장과 연결돼 있어 분비된 소화 효소들은 십이지장으로 배출되고 위에서 내려온 음식물과 섞이게 된다.

1. 가족력이 있다면, 특히 조심해야

미국암협회(ACS)는 췌장암의 약 10%는 유전과 관련이 있다며 전문의와 유전자검사에 대해 상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부모 형제 가운데 췌장암 환자가 있었다면 바짝 신경을 써야 한다. 췌장암의 90% 이상에서 케이라스(K-Ras)라는 유전자의 이상이 발견되는데, 모든 암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이상 가운데 가장 빈도가 높다.

췌장암의 유전적 요인이 있거나 만성 췌장염 환자는 암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금연은 필수이고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을 피하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등 예방법을 더욱 철저히 지켜야 한다. 주치의를 정해 정기적으로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초음파 내시경검사 등을 해보는 것이 좋다.

2. 흡연자인데,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보다 2-5배 가량 높다. 흡연자가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데도 체중이 지속적으로 빠진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평소 체중의 10% 이상이 줄면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체중 감소는 암 진단의 주요 근거로, 결핵 등 다른 병도 해당되므로 전문의와 상의해 정밀 진단을 해야 한다. 췌장암 가족력에 흡연, 체중 감소 증상이 있다면 더욱 서둘러야 한다.

3. 명치의 통증을 잘 살펴라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증상은 통증으로, 약 90%의 환자에서 나타난다. 명치의 통증이 가장 흔하지만 배 주위에도 통증이 올 수 있다. 명치는 가슴과 배의 경계인 양쪽 가슴뼈 사이에 ‘ㅅ’자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곳으로 급소에 해당한다. 하지만 통증의 초기 증상은 애매해서 진료를 받지 않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다. 췌장암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은 미세한 통증이라도 무시하면 안 된다.

복부의 좌우상하 부위를 가리지 않고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복부의 통증은 췌장 주위로 암이 파고들었다는 신호일 때가 많아서, 통증이 없는 상태에서 병원에 오는 환자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4. 만성 췌장염에 체중 감소

만성 췌장염과 췌장암을 구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두 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두 질환의 증상이 겹치는 경우도 복통과 체중 감소가 생긴다. 만성 췌장염 환자 가운데 최근 2-3개월 간 체중 감소가 심하다면 항상 췌장암이 같이 생길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5. 체중 감소와 갑작스런 당뇨병

가족력이 없이 갑자기 당뇨병이 생겼다면 췌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암이 생기면 전에 없던 당뇨병이 나타나거나 기존의 당뇨병이 악화되기도 하며, 췌장염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당뇨병은 췌장암의 원인일 수도 있지만 종양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가족 중에 당뇨환자가 없는데도 체중 감소를 동반한 당뇨병이 갑자기 발생한 경우, 췌장암이 숨어 있을 확률이 2.5%나 된다. 이는 일반인이 췌장암에 걸릴 확률의 250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종균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이 생기면 인슐린을 억제하는 물질이 분비돼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작용을 못해 혈당이 올라간다”고 했다.

[사진= Yuricazac/shutterstock]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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