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늘 날 공기 맑나? 박테리아 퍼지기도 (연구)

– 봄비 향기, 마냥 싱그럽지만은 않은 이유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다. 시원하게 비가 내리면 공기 중 먼지가 씻겨 내려가 상쾌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공기의 질이 과연 좋아지기만 할까?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연구를 보면 비는 유해한 박테리아가 공기 중 부유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비가 토양에 있는 박테리아를 이곳저곳 퍼트리는 수단이 될 것이란 추정이다. 심지어 보슬비처럼 약한 비도 이런 현상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이미지 기술을 이용해 박테리아로 가득한 마른 땅에 떨어진 비가 어떤 형태로 변화하는지 관찰했다.

보슬비 수준의 약한 비와 열대지방 수준의 습도를 가진 환경 조건에서 진행된 이 실험에 의하면 빗방울은 땅에 떨어진 순간 엷은 안개, 즉 에어로졸의 형태로 흩어졌다.

각 에어로졸은 토양에 있는 수천 마리의 박테리아를 운반하며, 운반 과정에서 박테리아는 1시간 이상 생존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비행 중인 박테리아가 바람에 의해 더욱 높이 올라간다면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꽤 먼 곳까지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았다.

또 연구팀은 계산을 통해 강수는 토양으로부터 배출된 박테리아의 1~25%까지 운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렇다면 에어로졸이 공기 중으로 분산되는 원리는 무엇일까. 빗방울이 지면에 닿으면 작은 기포들이 형성되는데, 이 기포들이 터지면서 보다 작은 입자들이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그게 바로 에어로졸이다.

마른 땅에 비가 내리면 특유의 비냄새인 ‘페트리코(petrichor)’가 발생하는데, 이것도 에어로졸이 흩어지면서 생기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런 내용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017년 3월 발표됐다.

[사진=amenic181/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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