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약 확대 논란’, “국민 건강 위협” vs. “직역 이기주의”

2012년 11월부터 시행된 편의점 상비약 판매. 정부는 1년여 전부터 상비약 품목 확대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약사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현재 일선 편의점에서는 감기약, 진통제 등 일반 의약품 13개 품목이 판매되고 있다. 일반 의약품은 전문 의약품과는 달리 전문가 처방이 필요치 않은 의약품으로 복지부는 제산제와 지사제를 편의점 상비약 품목에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문제는 약사들의 반발이다. 대한약사회는 1년여 전 정부가 편의점 상비약 확대를 추진할 당시부터 거세게 반발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2017년) 12월 편의점 상비약 확대를 반대하는 궐기 대회에서는 약사회 임원이 자해하는 소동까지 일어나는 등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약사는 왜 편의점 상비약 확대를 반대할까. 대한약사회는 편의점 상비약 확대가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편의점 상비약 부작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상비약 13종 공급량 및 부작용 보고 현황'(2012~2016년) 자료에 따르면, 편의점 상비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2년 124건의 부작용이 보고됐는데 2016년에는 부작용 보고 건수가 368건으로 244건 늘었다.

그런데도 상비약 확대에 반대하는 약사회를 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국민 건강을 핑계로 한 밥그릇 지키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대한약사회가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편의점 상비약 판매 확대 반대 결의 대회를 한 것을 놓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국민 건강은 외면한 채 직역 이기주의를 드러낸 단편적인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경실련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상비약은 국민 누구나 가벼운 증상에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이라며 “이러한 자가 치료 확대는 세계적 추세라서 많은 국가에서 소비자가 상비약 수준의 의약품을 약국 외에서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의약품 분류 기준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안전상비약은 ▲주로 가벼운 의료 분야에 사용되며, 부작용 범위가 비교적 좁고 그 유효성·안전성이 확보된 것 ▲일반 국민이 자가요법(Self-medication)으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적응증의 선택, 용량 및 용량 준수, 부작용 예방이나 처치 등에 대해 일반 국민이 스스로 적절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경실련은 “상비약 판매 확대는 다수의 국민이 요구하고 있다”며 “약사회는 직역 이기주의를 버리고 국민 입장에서 봉사”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대한약사회는 대의원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진행 중이다. 복지부안 찬성과 반대, 상비약 판매 시간 제한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 관계자는 “현재 상비약 확대 관련 대의원의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간을 두고 설문 조사를 진행해 결과가 나오면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gettyimagesbank.com]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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