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뭐였더라?’ 유산소 운동이 개선 (연구)

생각날 듯 혀끝에서 맴돌지만, 단어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좌절의 순간은 뇌가 단어의 발성에 접근하는 능력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현상은 단어를 까먹은 게 아니다. 심지어 단어의 뜻도 알고 있지만 닿을 듯 말듯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정신적인 결함은 실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특히 나이를 먹으면 더 잦아진다.

이게 단순히 노화 때문인지, 생활습관과도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 따르면 신체적으로 건강한 노인들은 치매 등 인지적 결함이 발생할 위험이 적다. 여기에 더해 유산소 운동 체력(aerobic fitness)과 단어를 떠올리는 능력의 관계가 최근 밝혀졌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버밍엄 대학교 연구진은 60~80세 노인 28명을 대상으로 ‘폐와 혀’의 관계를 규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노인들은 치매 등의 인지적 문제가 전혀 없었다. 노인들은 우선 지칠 때까지 사이클을 탔다. 이렇게 측정된 유산소 운동 능력은 개인마다 차이가 컸다.

여기에 비교를 위해 20대 참여자를 모아 팀을 꾸렸다. 노인팀과 청년팀은 컴퓨터 앞에 앉아 시험을 치렀다. 화면에 나타난 단어의 뜻을 보고 해당 단어를 떠올려 말하는 시험이었다. 출제된 단어는 예를 들면 디캔터(decanter, 와인을 미리 따라두는 유리병)처럼 일상에서 흔히 쓰지 않는 단어였다. 참가자들이 떠올리기에 애를 먹을 만한 단어를 고른 것이다.

시험 결과는 당연히 청년 팀의 승리. 젊은이들은 전반적인 어휘력 면에서 노인에 뒤처졌지만, 단어가 혀끝에 맴돌기만 하는 상황에 처한 빈도는 훨씬 적었다.

주목할 만한 현상은 노인들 사이에서 발생했다. 단어를 파악하고 정확히 말하는 능력은 노인 개개인의 유산소 운동 체력과 연관이 깊었다. 체력이 좋을수록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적었다.

연구진은 향후 두뇌 스캔 장치를 이용해 체력과 운동이 단어를 떠올리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때 뇌의 어느 부위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규명할 계획이다. 커트리언 세거트 교수는 ‘언어는 인지 능력의 핵심’이라며 ‘나이를 먹어도 언어 능력이 쇠퇴하지 않으려면 체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l i g h t p o e t/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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