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보통’도 안심 못한다 (연구)

미세먼지 ‘보통’이어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미세먼지 농도 ‘보통’ 이상일 때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급성 악화로 입원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심재정·최주환 교수팀은 미세먼지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습성 악화의 중요한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첫 코호트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2015년 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고대구로병원에 입원한 40세 이상 COPD 급성 악화 환자 374명을 대상으로 대기오염과 COPD 위험도의 상관관계를 비교 분석했다. 대기오염 측정치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오존, 이산화질소, 산소포화량, 일산화탄소 6가지 대기오염물질을 수치화한 지표인 ‘통합대기환경지수(CAI)’를 활용했다.

총 882일 동안 COPD가 악화해 입원한 환자는 374명이었다. 이를 통합대기환경지수에 따라 분석한 결과 ‘좋음’ 수준일 때보다 ‘보통’ 이상 시 급성 악화로 입원하는 환자가 1.6배 증가했다. 특히 미세먼지가 30㎍/㎥ 이상일 때 입원율이 가장 높았다. 미세먼지 예보 등급 ‘보통’이 31~80㎍/㎥이다. ‘나쁨’이 아니어도 안심하고 나갈 수 없게 된 것이다. 미세먼지가 COPD 급성 악화를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

미세먼지가 높은 날을 기준으로 3일 뒤 급성 악화로 인한 입원율이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체내에 흡수되면 면역세포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데 시간이 소요된다”며 ‘평균 3일’이라는 수치를 설명했다.

고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심재정 교수는 “그동안 미세먼지는 천식, 급성기관지염, 심혈관 질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COPD에 관해선 정확한 수치와 기준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로 미세먼지와 COPD 발병 위험에 대해 확실히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COPD 국제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OPD)’에 게재됐다. 또한, 연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2010년부터 2017년까지의 국내 전체 COPD, 천식 및 호흡기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사진=고대구로병원 제공]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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