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농증 수술, 상식 뒤집혀…고령도 안전

축농증 수술은 나이가 들수록 위험하다는데, 과연 그럴까? 최근 국내 연구에 의하면 고령 축농증 환자의 수술 위험성은 젊은 층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손정협 교수 연구팀이 축농증 수술을 받은 70세 이상 환자 73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후 증상 호전도, 심혈관계 합병증 등 수술 위험성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수술 전과 수술 후 3개월째의 주관적 증상 개선 정도 비교 시 환자의 96.1%가 증상이 개선됐다. 수술 전후 설문지 조사 등을 통해 증상 개선 수준을 파악했다.

수술 후 뇌혈관 질환, 심정지·심부전 악화,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합병증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내시경 수술 자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뇌기저부 손상이나 안와(눈뼈) 손상 같은 주요 합병증 또한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수술받은 70세 이상 축농증 환자의 67%는 고혈압, 33%는 당뇨병을 진단받은 상태였다.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과거 병력이 전혀 없는 환자는 12%에 불과했다. 수술 환자 중 45%는 수술할 때 출혈이 심해질 수도 있는 와파린, 아스피린 등 항혈전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주요 합병증이 한 사례도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수술이 결정된 모든 환자는 과거 병력, 수술 전 시행한 검사 결과에 따라 관련 진료과와의 협진을 통해 수술 위험성을 충분히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축농증은 60세 이상 4.7%의 유병률을 보이는 흔한 만성 질환이다. 손정협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점막이 위축되고 점막의 섬모 운동 기능이 떨어진다”며 고령의 환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점막의 기능이 떨어지면 코 점막에서 만들어지는 분비물의 양과 점도가 증가해 염증에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손정협 교수는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노인의 기준 나이가 불분명한 시대임에도 수술을 포기하는 고령 환자가 많아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70세 이상 고령의 환자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9일 열린 제92차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사진= Dmytro Zinkevych/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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