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식도암 치료, 방사선량 늘려도 무방

방사선 치료의 강도가 세면 부작용도 커진다는 상식이 뒤집혔다. 경부식도암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은 방사선의 선량보다 종양 침범 양상이 더 주요한 인자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재 표준치료의 방사선 선량을 높이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26일 강남세브란스 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준원 교수 연구팀은 경부식도암으로 45 그레이(Gy) 이상(평균 63 그레이)의 근치적 방사선 치료를 받은 62명의 방사선량과 부작용 발생률의 관계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에서 4~5도의 심한 급성 식도염 발생은 발견되지 않았다. 방사선 치료의 만성 부작용인 식도협착과 기관식도루는 발생했다. 잔존 종양이나 재발로 인한 식도협착 7명(11.3%), 기관식도루 3명(4.8%)을 포함해 총 16명(25.8%)에게 식도협착이, 4명(6.5%)에게 기관식도루가 발생했다.

식도협착에 영향을 준 인자는 ‘종양이 식도 전체 둘레를 침범한 경우’만이 유일했다. 60 그레이 이상의 고선량 방사선 치료를 받은 37명과 그렇지 않은 25명의 식도협착 발생률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진단 당시 이미 식도협착이 있었거나 치료 후 식도협착 또는 기관식도루가 발생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식도의 기능 소실은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고선량 방사선 치료는 부작용과 관련이 없다. 그보다는 진단 당시부터 종양이 식도 전체 둘레를 침범하고 있는지가 더 큰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 치료는 횟수가 반복되고, 방사선의 강도가 세지면서 부작용도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고선량 방사선 치료는 암의 국소억제율을 높일 수 있지만 부작용 우려 때문에 현재 식도암 방사선 치료는 비교적 낮은 선량인 50 그레이를 표준 치료로 시행하고 있던 것.

김준원 교수는 “경부 식도암은 흉부 식도암보다 방사선 치료 시 폐렴, 폐섬유화 등의 부작용 가능성이 적다”며 “경부 식도에 인접한 하인두암은 고선량(70 그레이) 방사선 치료가 표준치료인 것을 생각하면 경부식도암 또한 방사선 치료 선량을 높일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세계 소화기학 저널(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게재됐다.

[사진=CLIPAREA l Custom media/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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