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모두 사망… 간암 위험 100배인 것은?

직장인 C씨(남, 46세)는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난 친구 김모 씨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간염을 앓고 있다는 것을 진작 알았지만 억지로 술을 권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고인이 된 김씨는 담배도 피웠다. C씨는 최근에야 만성 간염이 간암 발생을 100배나 높인다는 사실을 알았다. 간염의 위험성과 간암에 대해 알아보자.


1. 간염 보유, 대수롭지 않다?

간염 보유자란 몸에 간염바이러스를 갖고 있으나 간에 염증이 없는 사람을 말한다. 증상도 두드러지지 않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만성 간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건강 검진에서 간염 보유자로 나와도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위험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간염 보유자는 간암 발생의 상대적 위험도가 정상인에 비해 100배 정도 높다. 정기검진을 철저히 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남자 30세 이상, 여자 40세 이상으로 B형, C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나 기타 간경변 등 간암 발생 고위험자는 6개월에 한 번씩 복부초음파검사 및 알파태아단백검사(AFP)를 하는 것이 좋다.

2. 간염 예방접종을 했는데, 항체가 생기는 않는 이유

일반적으로 B형 간염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률은 85-100% 정도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항체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혈장백신을 3회 접종한 후에도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를 ‘간염백신 무 반응자’라 하는데, 건강한 성인에서 B형 간염백신에 대한 무 반응자는 10% 정도다.

무 반응자는 대부분 나이가 많거나 남성, 비만, 보관이 잘못된 백신을 맞은 경우에 생길 수 있다. 또 엉덩이에 접종할 때, 신장투석을 받는 경우, 면역기능이 급격히 떨어진 사람에게 많고, 유전적인 요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염 보유자의 경우 잠복하고 있는 B형 간염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 없다. 검진을 철저히 하고 간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3. 형제 2명이 간암으로 사망… 무서운 간염 바이러스

대한간암학회 2014년 자료에 따르면 간암 환자의 72%가 B형 간염바이러스, 12%가 C형 간염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았다. 9%가 알코올, 4%가 기타 원인과 연관이 있었다.

B형 간염바이러스 만성 보유자는 대부분이 출생 시 바이러스를 지닌 어머니로부터 감염된다. 간암으로 사망한 김씨의 어머니도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였다. 이 때문인지 김씨의 작은 형도 간암으로 사망했다. 한 집안에서 2명의 간암 사망자가 나온 비극적인 경우이다.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의 50% 이상이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간경화)으로 진행한다. 매년 간경변증 환자의 1-5%에서 간암이 발생한다. 간암은 간경변증이 심할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잘 생기고 남자에게 더 흔하다.

김범경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소화기내과)는 “간암 예방을 위해서는 간염바이러스 정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국내에서 유병률이 높은 B형 간염에 의한 간암 발생을 조기에 예측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4. 간암 예방법

먼저 B형 간염바이러스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수다. 일단 항체가 생기면 B형 간염에 걸리지 않고 간암 걱정도 덜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B형 간염 보유자였다면 정기 검진을 철저히 하고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투여 등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음주나 흡연, 비만, 과로를 조심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간암으로 사망한 김씨는 B형 간염 보유자임에도 술, 담배를 즐겼다. 흡연자가 음주도 하면 간암 발생 위험이 더욱 증가한다.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야근을 자주 하는 등 과로도 잦았다. 간염 보유자라도 철저한 검진과 함께 균형 잡힌 생활을 하면 간암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진=Natali_ Mis/shutterstock]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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