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엔 매운 음식? 두통 조심!

불닭, 매운 짬뽕, 매운 라면…매운 음식을 먹은 후 복통과 설사는 각오하지만, 두통을 각오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10일(현지 시간) 폭스 뉴스(Fox News)는 ‘매운 고추 먹기 대회’ 참가자가 두통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는 ‘캐롤라이나 리퍼(Carolina Reaper)’라는 고추를 사용했는데, 이 고추는 2013년 기네스북에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등재된 바 있다.

대회 중 34세의 남성 참가자 한 명이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를 먹고 탈수증세를 보이며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 남성을 처음 진료한 의사는 ‘환자의 뒤통수에서 시작된 두통이 빠르게 뇌를 강타했다’며 환자를 응급실로 보냈다.

“얼얼하거나 아프다는 느낌은 느껴지지도 않고 말도 잘 나오지 않고 순간적으로 앞이 안 보이기까지 했다.”

의료진은 이 고통을 ‘가역성 대뇌혈관증후군(RCVS)’라고 판단했다. 응급실로 옮겨진 후 CT 촬영을 진행한 결과, 이 환자가 매운 고추를 먹은 직후 혈관이 갑자기 좁아져 RCVS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RCVS는 ‘벼락두통’으로 불릴 만큼 갑자기 극심한 두통을 동반한다. 순간적인 뇌혈관의 수축과 팽창이 원인이 되는데 치료를 받지 않으면 뇌출혈·뇌경색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뇌혈관 촬영을 해야 진단할 수 있고 그 외의 방법으로는 뇌혈관의 변화를 확인하기 쉽지 않아 진단이 어려운 병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동안 RCVS는 운동, 성행위, 감정변화 등에 의해 유발됐다고 알려졌는데 극도로 매운 음식이 영향을 끼친 사례는 흔치 않았다. RCVS는 심하면 항응고 약물을 쓰기도 하지만 3개월 정도 지나면 자연 호전이 된다.

이 환자 역시 약 2개월 후에 말끔히 회복됐지만, 의료진은 “매운 음식을 먹고 나서 심한 두통과 함께 RCVS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Lukas Belak/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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