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의지력’ 탓하지 마라

살을 못 빼는 것은 의지력이 약한 탓일까?

마른 사람이 살찌기 어려운 것처럼 뚱뚱한 사람도 살빼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게으르고 의지력이 약한 탓만은 아니라는 것.

다이어트 광고를 보면 살빼기는 무척 쉬운 일 같아 보인다. 하지만 다이어트가 쉬웠다면 누구나 환상적인 몸매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계속 다이어트를 시도하지만 실패할 확률이 높은 데는 이유가 있다.

기업은 ‘반복 구매자’를 중시한다. 체중 감량에 실패해야 또 다시 다이어트 상품을 찾게 된다는 의미다. 다이어트 상품을 통해 이득(체중 감량)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소수뿐이다. 소수만이 성공할 수 있는 패턴이 유지돼야 반복 구매자가 생긴다.

이는 미네소타대학교 심리학과 트레이시 만 교수의 주장이다. 미국 ‘성격과 사회심리학회’로부터 도서상을 수상한 그의 저서 《야윈 돼지의 비밀》에 이 같은 다이어트 비밀이 담겨있다.

다이어트 연구들도 내밀한 속사정이 있다. 연구 기간 실험참가자들은 체중이 줄어든다. 그런데 이들을 추적 조사해보면 어떨까? 결국 대다수가 다시 살이 찐다. 심지어 이전보다 체중이 더 늘어나기도 한다.

정신신체의학(Psychosomatic Medicine)에 실린 연구가 한 사례다. 이 연구를 보면 다이어트 실험 종료 후 2년이 지난 뒤 실험참가자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실험참가자의 83%가 실험 당시보다 살이 쪘다. 좀 더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조사한다면 체중이 더욱 불어나있을 가능성도 있다.

다이어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할 문제라는 설명이다. 당장 체중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해도 결국 다시 살이 불어날 확률이 매우 높다.

이처럼 다이어트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유전 암호(genetic code)’와 연관이 있다. 우리 몸은 유전자에 일생동안 ‘이런 체형과 몸무게를 유지하라’는 정보를 담고 있다. 일정한 체중 범위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있는데, 트레이시 교수는 이를 ‘유전자에 설정된 몸무게 범위’라고 칭했다.

즉 살을 빼도 다시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다는 것이다. 마른 사람이 살찌기 어려운 것처럼 살이 찐 사람도 살빼기 어려운 유전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 

사람마다 자제력에도 차이가 있다. 트레이시 교수에 의하면 거식증을 앓는 사람은 음식을 자제하는데 있어 거의 완벽한 자제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건강해지려는 관점에서는 오히려 의지력이 약하다.

의지를 허무는 환경적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다. 스트레스가 많고 피로도가 높은 생활을 하는 사람은 자제력이 금방 소진되고,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가 꺾인다. 즉 다이어트는 의지력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트레이시 교수의 조언이다.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서서히 교정해나가면서 조금씩 변화를 꾀하는 현명한 전략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Pormezz/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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