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거짓말, 뇌 바꾼다 (연구)

4월 1일 오늘은 만우절이다. 만우절은 서양에서 유래한 풍습으로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기도 하고 헛걸음을 시키기도 하는 날이다.

하지만 거짓말은 만우절에도 하지 않는 게 좋다. 2016년 과학자들이 사람의 뇌가 거짓말을 자꾸 하면 어떻게 변하는지, 왜 작은 거짓말이 풍선처럼 부풀어 커지는지 그 생물학적 근거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실험심리학과 연구팀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이용해 연구 참가자들의 뇌를 스캔해 사람들이 거짓말 할 때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참가자 80명에게 동전이 담긴 유리병을 찍은 사진을 보여준 뒤 동료 파트너에게 유리병에 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말하도록 했다. 파트너는 연구팀이 미리 섭외한 배우들이었다.

첫 실험은 파트너가 동전 개수를 많이 맞힐수록 참가자와 파트너 모두 금전적 보상을 많이 받고, 못 맞힐수록 보상이 줄어드는 구조로 진행됐다. 두 번째 실험은 참가자들이 파트너에게 거짓말을 해 동전 개수를 틀리도록 만들수록 둘 다 보상을 많이 받는 방식이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거짓말을 할지 진실을 말할지 결정하는 순간 뇌를 스캔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이 거짓말을 할 때 뇌의 한 영역인 편도체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편도체는 정서 자극과 감정 처리의 중심체다.

참가자들이 거짓말을 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편도체 활성도가 떨어졌다. 거짓말은 감정적 자극을 촉발하고 편도체 활성화를 유도한다.

하지만 거짓말을 많이 하게 되면 본인이 진실하지 않다는 사실에 대한 각성 효과가 떨어지면서 편도체 활성화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거짓말하기가 점점 더 쉬워지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자신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상황일수록 거짓말을 많이 했고 이럴 때 특히 편도체 활성화가 떨어졌다. 이는 사사로운 이익 추구가 거짓말의 연료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거짓말을 할 때 편도체 활성화에 변화를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행위와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도덕적 판단 사이의 충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The brain adapts to dishonesty)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실렸다.

[사진=Universal Pictures]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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