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유전자 변이 찾았다 (연구)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물질에 반응하는 유전자 변이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난치성 피부 질환 아토피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유전체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 진단검사의학과 김용구·김명신, 피부과 박영민 교수팀이 서울성모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 81명의 필라그린 유전자 염기 서열을 분석한 결과, 염기 하나가 변이된 73개의 단일 염기 서열 변이와 유전자 기능이 손실된 4개의 기능 소실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알레르겐은 알레르기성 질환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유해 물질이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반면 알레르겐은 특정한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친다.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기 바로 전 단계가 ‘감작’이다. 한번 감작되면 다시 같은 물질이 몸에 들어올 경우 면역 세포가 그 물질을 기억하고 있다가 심한 반응을 일으키며 염증을 만든다. 이 때문에 알레르기 질환 치료 시 어떤 알레르겐에 감작 반응을 일으키는지 검사를 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환자 혈액을 이용한 알레르기 검사(알레르겐 특이 IgE 항체 검사)에서, 환자에 감작된 알레르겐 특성과 필라그린 유전자의 단일 염기 서열 변이와 연관성을 발견했다. ‘rs71625199’ 변이를 가진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환경 알레르겐에 더 잘 감작돼 있음을 확인했다.

임상 증상과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단일 염기 서열 변이 가운데 특정 변이와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중 ‘rs71626704’ 변이가 있으면 천식을 동반하고, ‘rs76413899’ 변이가 있으면 구순염을 동반하는 유의한 연관성이 있었다.

‘rs11584340’ 변이를 가진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 알레르기 주요 수치 중 하나인 EDN(호산구 탈과립 표지자) 혈청 농도가 높았다. 이들 가운데 천식도 동반한 환자군의 경우는 아토피 질환 중증도를 측정하는 ECP(호산구 활성화 단백질)의 농도 역시 증가돼 있었다.

단일 염기 서열 변이는 세포핵 속의 염색체가 갖고 있는 30억 개 염기 서열 가운데 개인의 편차를 나타내는 변이를 말한다. 여러 사람의 DNA 염기 서열을 분석해 읽으면 같은 위치에서 서로 다른 염기가 발견되는데 이러한 변이를 SNV라고 한다.

SNV는 대략 1000개 염기마다 1개꼴로 나타난다. 사람은 염기쌍이 약 60억 개이기 때문에 적어도 100만 개 변이를 갖는다. 인간은 99.9% 염기 서열이 일치하며 0.1%의 SNV 차이에 의해 키와 피부색 등이 달라진다. 단, 하나의 염기 서열 변이로 치명적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SNV 연구를 통해 다양한 질환의 원인 규명과 임상 양상을 예측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대표적 알레르기 질환 가운데 하나다.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적 성향과 외부 환경 인자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성향 즉 알레르기 체질이 있다고 반드시 알레르기 질환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유전성이 강하다. 어떤 이유로 알레르기 체질이 알레르기 질환으로 발전되는지 아직도 꾸준히 연구 되고 있고, 특히 원인 유전자는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다.

유전진단검사센터장 김명신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한 가지(단일) 유전자 요인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복합 질환으로 유전자와 환경 요인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 원인이 되는 물질은 개인에 따라 달라 유전자 변이와 임상 양상과의 연관성을 입증한 이번 연구로 환자 개개인에 진단과 치료에 정밀 의학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공공 과학 도서관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2017년 12월호)에 게재됐다.

[사진 : Anetlanda/shutterstock]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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