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먼지? 길거리 흡연도 문제다!

최근 당구장 등 실내 체육 시설까지 금연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흡연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갈수록 금연 구역은 늘어나지만 흡연 구역은 제자리걸음이어서 길거리 흡연이 확산하고 있다. 건물 안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되자 너도나도 길거리로 나오는 것이다. 좁은 골목길이 매캐한 담배 연기로 뒤덮이는 경우가 많다.

길거리 흡연자는 주위의 사람한테 발암 물질을 날릴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길거리 흡연을 규제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우면서 걷는다. 계단을 오를 때는 흡연자가 내뿜는 연기가 그대로 뒷사람의 얼굴로 쏟아진다.

국민건강증진법은 금연 구역 내에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흡연 구역 지정은 시설 소유자나 관리자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시행 규칙에는 ‘시설의 출입구로부터 10미터 이상의 거리에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정조차 잘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다. 흡연구역이 턱없이 적어 비흡연자 뿐 아니라 흡연자의 불만도 높다.

1. 간접 흡연에 미세 먼지까지…

미세 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호흡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간접 흡연에 대한 우려는 예전 같지 않다. 대한폐암학회는 폐암의 요인으로 흡연과 대기오염(미세 먼지) 2가지를 먼저 꼽고 있다. 짙은 미세 먼지 속에 길거리 흡연까지 한다면 폐암에 한층 더 다가서는 것이나 다름없다.

폐암은 19세기까지만 해도 매우 드문 질환이었으나 20세기에 들어 흡연이 보편화되면서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공기 맑은 시골이 도시보다 폐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수많은 연구 결과에서 확인됐으며 이제 상식에 속한다.

간접 흡연이 직접 흡연보다 더 해로운 이유는 담배 끝에서 나오는 연기를 그대로 흡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흡연자가 입에서 내뿜는 담배 연기보다 발암 물질이 더 많이 들어 있다. 일산화탄소와 니코틴, 포름알데히드, 벤젠 농도가 더 높다. 오히려 흡연자는 담배 필터에 의해 ‘보호’를 받는 격이다.

2. 간접 흡연이 특히 아이에게 위험한 이유

아이와 함께 거리를 걷다가 앞에서 담배 연기가 날라오면 기겁을 하게 된다. 어린이는 세포와 조직이 성숙하지 않아 간접 흡연의 피해가 치명적일 수 있다. 임신부가 간접 흡연에 자주 노출된다면 태아의 건강까지 위협하게 된다. 부모가 담배를 즐겨 간접 흡연에 자주 노출되는 어린이는 감기, 천식, 중이염, 성장지연, 지능저하 등의 심각한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

간접 흡연은 흡연을 하지 않은 사람의 사망을 앞당길 수 있다.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간접 흡연에 노출된 아동은 영아 돌연사 증후군의 위험이 높아진다. 폐렴과 기관지염 발병률이 2배 증가하고 병원 입원율이 38% 이상 늘어난다.

3. 간접 흡연자의 대사증후군 위험, 흡연자보다 높아

김병진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오랫동안 간접 흡연에 노출된 사람들은 흡연자만큼의 니코틴 대사 물질이 체내에 축적된다”면서 “비흡연자라도 가정과 직장에서 간접 흡연에 장기간 노출됐다면 소변 검사로 코티닌 농도를 측정해봐야 한다”고 했다. 코티닌은 담배를 피우거나 간접 흡연에 노출됐을 때 소변으로 배출되는 니코틴의 대사 물질이다.

간접 흡연을 자주 경험한 비흡연자들 가운데 소변의 코티닌 수치가 흡연자에 육박하는 1밀리리티당 50나노그램 이상의 경우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흡연자(33%)보다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들은 실제 흡연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흡연자보다 건강 관리에 더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4. 노화를 앞당기는 담배

담배는 타르와 니코틴의 응집체다. 니코틴은 혈관을 축소시키고 혈액 순환을 둔화시켜 피부의 표피까지 영양 성분이 전달되지 못하게 한다. 골초의 피부가 검고 칙칙한 이유다. 흡연 시 발생하는 유해 산소는 피부 탄력 유지 성분인 콜라겐과 탄력 섬유를 파괴시켜 젊은 나이에도 잔주름이 생기는 등 피부 노화를 촉진시킨다.

부모가 매일 담배를 피운다면 아이는 부모보다 더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비흡연자는 담배 연기뿐 아니라 흡연자의 체취에 민감하다. 비흡연자라면 골초의 몸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를 금세 맡을 수 있다. 미세 먼지 시대에 가족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담배부터 끊는 수밖에 없다.

[사진= Minerva Studio/shutterstock]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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