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로 판단? 치열-대장암 구별법

최근 대장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2017년에 발표된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보면, 2015년에 발생한 국내 전체 암 가운데 대장암은 12.5%로 2위를 차지했다. 대장암 환자의 남녀 성비는 1.5대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27.8%로 가장 많았고, 60대 25.6%, 50대 21.8%의 순이었지만 최근 30, 40대 젊은 대장암 환자가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장암도 다른 암처럼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다. 주요 증상으로는 배변 습관의 변화, 설사, 변비, 배변 후 변이 남은 듯한 느낌, 혈변 또는 끈적한 점액변, 복통, 복부 팽만, 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그리고 배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는 느낌 등이 있다.

증상 가운데 배변 시 출혈이 있을 경우 치핵(치질)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장암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가벼운 치핵으로 생각해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것이다. 변의 색깔이나 굵기 등으로 대장암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는 없다. 그래도 평소 배변 습관이나 대변의 변화를 잘 살피는 습관을 가지면 그나마 대장암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대장암이 있을 경우 암의 위치나 진행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검붉은 색의 혈변을 보고 악취가 심하다. 증상이 심하면 변이 가늘어지거나 변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반면에 치열이나 치핵 등 항문 질환은 혈변이 선홍색이나 밝은 빨간 색이다. 배변 후 피가 변기에 떨어지거나 휴지에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인이 인터넷 의료 정보 등을 보고 대장암을 자가 진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혈변 등 의심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전문의와 상담한 후 내시경 등을 통해 암 유무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비와 대장암의 관련성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도 많다. 여러 연구들을 한데 모아서 분석한 메타 분석에 따르면 만성 변비가 오래되면 대장암이 발생한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 그러나 만성 변비는 대장암의 증상일 수 있다.

김은선 고려대학교 의과 대학 교수(소화기내과)는 “없던 변비가 생기면서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복통이 심하게 동반되는 경우,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지는 경우에는 반드시 소화기내과 전문의에게 대장 내시경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대장암 발병의 위험요인은 음식, 비만, 유전적 요인, 선종성 용종, 염증성 장 질환, 신체 활동 부족, 음주, 50세 이상의 연령 등이다.

특히 식생활은 대장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이다. 동물성 지방, 포화 지방이 많은 음식을 계속 먹거나 돼지고기와 쇠고기 같은 붉은 고기, 소시지, 햄, 베이컨 따위 가공육을 즐기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육류 섭취 시 요리 방식도 중요하다. 육류를 굽거나 튀겨서 자주 섭취할 경우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단백질 등의 섭취를 위해 적정량의 고기를 찌거나 삶아서 먹는 것이 좋다.

신체 활동과 운동은 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해 대변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줄여 준다. 대변 속의 발암 물질이 장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이 감소하기 때문에 대장암 예방에 좋다. 살이 많이 찌면 대장암 발생 위험도가 1.5~3.7배 정도까지 높아지며 허리둘레가 늘어나는 것도 위험 요인 중의 하나이다.

대장암은 가족력도 잘 살펴야 한다. 대장암의 5%는 명확히 유전에 의해 발병하고 그 외 5~15% 정도도 유전적 소인과 관계가 있다.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유전성 암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젊은 나이에 암 환자가 될 위험성도 높아진다.

김은선 교수는 “부모 중 1명, 자녀 1세대의 절반가량, 그리고 암에 걸린 자녀의 자손 절반가량에서 암이 나타난다면 유전성 암을 의심해 보고 유전자 검사 및 전문가의 조언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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