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미투’도 시작됐다

병원도 ‘미투’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이 시작이다.

서울아산병원은 1999년 A교수가 인턴을 호텔에서 성폭행하려 했다는 내용이다.

피해자 B씨에 따르면 당시 A교수는 술에 취한 B씨를 데려가 주겠다며 함께 택시에 탄 후 근처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했다. 하지만 B씨가 완강히 거부해 포기하고 방을 빠져나갔다. 이후 교수를 만나 이야기했지만 교수는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B씨는 의료계가 한번 찍히면 평생 따라다니는 곳이라 당시 어쩔 수 없이 참았다고 설명했다. B는 인턴을 마친 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미국에서 의사 생활을 하고 있다. 또 A교수가 이후에도 끊임없이 좋지 않게 행동하고 있어 미투 운동에 동참하게됐다고 말했다.

폭로의 대상인 A교수는 B씨가 구토를 하고 몸을 가누지 못해 호텔에 데려다줬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B씨는 취한 것은 맞지만 구토를 하지는 않았으며, 술에 취했다면 호텔이 아니라 병원 숙소로 보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서울대병원은 당사자가 직접 ‘미투’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 서울대의대 정신건강의학과교실 기획인사위원회 소속 교수 12명이 C교수의 부적절한 행동을 보고서를 통해 공개했다. 기획인사위원회는 의대 내 진료과별로 의사결정을 하는 최고 기구다.

보고서에 따르면 C교수는 2013년 10월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워크숍에서 여러 간호사 앞에서 장시간 성희롱이 담긴 언행을 했다. 특히 당시 성희롱의 대상이 된 한 간호사는 충격으로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결국 사직했다.

교수들은 당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C교수가 간호사 뿐만 아니라 연구원, 전공의, 임상강사 등을 대상으로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반복했지만 후속 조치가 없었다고 밝혔다.

C교수는 폭로에 대해 불미스러운 일로 조사나 조치를 받은 일이 없으며, 오히려 무슨 의도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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