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현 국립의료원 신임 원장, “코드 인사? 결과로 보여줄 것”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었던 정기현 신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재개원 수준의 변화’로 국립중앙의료원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기현 신임 원장은 지난 21일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에서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정 원장은 “‘코드 인사’라는 우려의 시선은 향후 결과로 돌파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기현 원장은 신임 원장으로서 계획 중인 중점 사업을 묻는 질문에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쌓여 있는 일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할 예정”이라며 “사업의 내용보다 사업을 하는 방식을 먼저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국가의 수혜를 받는 기관에서 벗어나 국립 의료 기관 네트워크의 중심으로써 제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 방식뿐 아니라 조직 내부 문화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국립중앙의료원이 공공 의료 기관 청렴도에서 의료원 전체 최하위 점수를 기록한 사실에 대해 정기현 원장은 “부정부패에 대한 온정주의는 개인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정부패는 침체된 조직에서 곧잘 나타나는 조직 문화 중 하나”라는 점을 지적하며 “기관장의 재량권 내에서 운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원의 원지동 이전 추진에 관해서는 “예산 문제 등 이전을 둘러싼 커다란 장애물은 모두 걷혔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정기현 원장은 “이전 자체보다 새로운 국립중앙의료원에 어떤 기능을 담아낼 것인가가 더 큰 고민”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원지동 이전은 2003년 첫 논의가 일어난 이래 지지부진한 상태가 지속되다 최근 몇 년 새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속도가 붙었다.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나 의료원 역사에 있어 ’15년의 숙원 사업’인 셈.

정기현 원장은 “원지동 새 병원은 100개 감염 병상을 포함한 총 700 병상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라며 “환자 치료 이외의 기능을 하기에 규모가 작은 것이 사실이나 지체된 시간이 길어 우선은 정해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원장은 지난 1월 취임 당시 국립중앙의료원을 보건의료 진료·교육·씽크탱크(think tank) 기능이 통합된 확장형 공공 병원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정 원장은 “취임 당시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1000 병상 규모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기능 변화라는 측면에서 재개원 수준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이전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고 했다.

정기현 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장이 큰 권력을 가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국가 대표 기관임을 상징하는 국립중앙의료원(National Medical Center) 명칭의 무게를 통감한다고 했다.

정기현 원장은 “우리나라 의료계 구조의 전반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요즘 같은 시점에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여전히 무거운 자리”라며 “복잡한 보건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많은 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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