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쓸모없는 정보 쳐낸다

자는 동안 우리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위스콘신 대학교 연구진은 뇌의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가 깨어있는 동안 점점 부풀었다가 자는 동안 거의 20% 가까이 수축되는 일종의 ‘리셋’ 과정을 거친다는 연구결과를 17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연차 총회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만약 이런 ‘리셋’ 과정이 없다면 시냅스는 너무 많은 가전기기를 꽂은 플러그처럼 과부하가 걸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생쥐의 뇌를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이번 연구는 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수면이란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시냅스 항상성 가설(synaptic homeostasis hypothesis)’의 직접적인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치아라 시렐리 교수는 “깨어있을 때 우리는 끊임없이 자극과 정보를 받아들이며 ‘지금, 여기’의 노예가 되지만, 잠을 자면 외부 세계와 단절된 상태에서 시냅스를 원상 복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80%의 시냅스는 리셋을 거치지만 나머지 20%는 부푼 상태를 유지한다는 점. 연구진은 이 20%의 시냅스는 중요한 기억과 관련된 시냅스라고 추측했으나 두뇌가 어떤 시냅스를 부푼 채로 유지하는 지는 향후 연구에서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러셀 포스터 교수는 “고등 인지 능력을 갖춘 인간에게 시냅스를 리셋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라며 “잠은 쓸모없는 정보를 가지치기하는 절차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정보를 보관하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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