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쭈물 태도, 거짓말만큼 안 좋아 (연구)

우물쭈물 얼버무리는 태도는 거짓말보다 나을까? 최근 연구를 보면 더 낫다고 말하기 어려울 듯하다.

하버드 대학교 연구팀이 실험 참가자 13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에게 온라인 경매 회사 이베이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상황을 상상해보도록 했다. 차는 대체로 양호한 상태지만,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데 가끔씩 문제가 생긴다는 설정이다.

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잠재 고객이 엔진에 문제가 있느냐고 물었을 때 실험 참가자들의 절반은 부드럽게 잘 움직이는 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상황을 모면하려는 판매자의 입장을 상상했다. 또 나머지 절반은 고객의 입장에서 차를 구매한 뒤 속았다는 기분이 들었을 때의 기분을 상상했다.

그리고 판매자의 정직도에 대한 점수를 매겼다. 그 결과, 판매자의 입장에 있던 실험 참가자는 7점 만점에 평균 3.4점, 구매자 입장의 실험 참가자는 평균 2.5점을 주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얼버무리기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라는 명분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관대해진 반면, 구매자는 속았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보다 낮은 점수를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실험에서는 실험 참가자들이 전부 토지를 매매하는 판매자 입장이 되었다. 이 토지는 거주 용도보다 상업 용도로 판매할 때 가치가 높아진다.

판매자인 실험 참가자는 구매자에게 어떤 용도로 이 땅을 활용할 것인지 물었다. 구매자는 연구팀이 맡았다. 토지 구매 목적은 상업 용도지만, 각기 다른 세 가지 상황을 설정했다. 하나는 상업 용도라는 것을 솔직히 말하는 것, 또 하나는 주거 목적이라고 거짓말하는 것, 나머지 하나는 현재로써는 주거 단지를 목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얼버무리는 것 등이다.

실험 결과, 판매자인 실험 참가자는 구매자가 거짓말을 할 때와 얼버무릴 때 상업 용도로 구매할 만큼의 예산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심지어 연구팀이 구매자가 충분한 예산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제공했을 때에도 상대방을 위선적인 사람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얼버무리는 태도는 구매자의 의도가 무엇이든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Artful paltering: The risks and rewards of using truthful statements to mislead others)은 ‘성격과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017년 5월호에 실렸다.

[사진=Antonio Guillem/shutter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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