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독감 테스트에서 소외된다

노년층이 독감에 취약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의 질병 대책 센터에 따르면,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의 85%가 65세 이상의 노인이다.

그런데 의사들이 65세 이상 환자들에 대해 (오히려 젊은 층보다) 독감 테스트를 덜 하는 경향이 있으며, 따라서 독감 진단을 놓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미국의 밴더빌트 대학교 연구진은 2006년 11월부터 2012년 4월 사이, 네 곳의 병원에서 호흡기 질환이나 발열로 치료받은 18세 이상 성인 1400여 명을 대상으로 RT-PCR 독감 테스트를 했다. 독감 진단이 내려진 환자는 136명. 그러나 담당 의사로부터 테스트 지시를 받은 이는 그중 59명에 불과했다.

의사들이 반드시 독감 테스트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증상에 의지해 진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노년층의 경우 독감 증상이 젊은 층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 연구에 따르면 고령 환자들은 젊은 환자들에 비해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등 독감의 일반적 증상에 대해 보고하는 경우가 적었다.

의사 입장에서는 주된 증상이 식욕 감퇴나 피곤으로 나타나는 노인 환자보다는 고열에 시달리는 젊은 환자를 독감으로 의심하기 쉽다. 그 결과가 노년층이 독감 테스트에서 소외되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많은 환자의 경우, 독감 진단을 놓치는 것은 커다란 위험이 된다. 면역 시스템이 약하기 때문에 합병증에 걸릴 확률도 높은 것이다. 케이프 탈보트 교수는 “노년층의 독감은 증상이 전형적이지 않다”면서 “65세 이상의 환자라면 그 점을 고려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독감 테스트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노인병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온라인 판에 실렸다.

[사진= Dmytro Zinkevych/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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