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하루 14시간 노동-1인당 환자 수 42명

양질의 병원 수련을 받아야 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의 근무 환경이 여전히 적신호 상태다. 전공의 수가 많은 대형 병원일수록 근무 환경이 좋지 않게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2017년 9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한 ‘전국 병원 수련 환경 평가’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평가에는 전체 전공의 인원(1만2000여 명)의 30%에 달하는 총 3800여 명이 참여했다. 2016년도 설문 조사에 이어 역대 최대 응답률을 기록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주치의 전공의가 당직 근무 시 담당하는 환자 수는 전공의 1인당 평균 41.8명이었다. 전공의 수가 200명 이상인 4개 대형 병원의 수치는 평균 57.5명으로 다른 병원 전공의에 비해 평균 16명 정도의 환자가 더 배정됐다.

일주일 평균 근무 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일주일 평균 85시간이 평균값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도 결과(평균 91.8시간)보다 줄어든 수치이나 지난해 12월 시행된 ‘전문의 주당 근무 시간 80시간 이내’ 법정 기준을 초과하는 값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측은 “전공의 수련 시간 법 조항 시행이 불과 2달 남은 시기에 진행된 조사였음에도 수련 시간이 지켜지는 병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소위 ‘BIG 5’라 불리는 대형 병원 가운데도 주당 근무 시간 100시간을 넘기는 곳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주일 평균 근무 시간이 85시간이라면, 주 6일 근무라 할 때 전공의의 하루 근무 시간은 평균 14시간인 셈. 이밖에도 전공의의 일주일간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당직 근무 종료 후 정규 근무 전까지 실질적인 휴식 시간은 평균 5.7시간으로 나타났다.

또 당직 환자 수, 일주일 평균 근무 시간, 평균 휴식 시간(수면, 당직 후 휴식, 휴가 일수) 모든 항목에서 대형 병원이 다른 병원(전공의 수 200명 미만)보다 근무 환경이 좋지 않았다.

대형 병원 전공의들은 연봉, 당직비 면에서는 더 많은 액수를 받고 있으나 업무 부담도 그만큼 컸다. ‘수면 부족, 과도한 업무량으로 환자에게 올바른 진료를 시행하지 못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형 병원(평균값 0.763)이 소형 병원(전공의 수 100명 미만, 평균값 0.549)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측은 “법에서 규정하는 최소한의 요건을 갖춘 수련 과정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며 “전공의의 누적된 피로, 과도한 업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공의 1인당 환자 수를 제한하는 등 환자 안전과 수련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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