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비 감리 착수, 셀트리온 입장은?

금융감독원이 제약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R&D) 회계 처리를 놓고서 감리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바이오 업계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금감원은 제약 바이오 기업 중심으로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 관행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제약 바이오 기업이 연구개발비를 무형 자산으로 처리한 것을 놓고 투자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지적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바이오시밀러를 취급하는 일부 제약 바이오 기업은 신약 개발 시 소요되는 연구개발비를 무형 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다. 2016년 말 기준 제약 바이오 상장사 152개 기업 가운데 83개 기업(55%)이 연구개발비를 무형 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기업이 연구개발비를 무형 자산으로 분류할 경우 영업 이익이 늘어나게 돼 실적 좋은 우량 기업으로 보인다. 반면 비용으로 인식하면 영업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금감원은 일부 제약 바이오 기업의 이런 회계 처리 방식이 ‘지나치게 자의적’이라는 판단이다. 해외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신약 개발에 쓰이는 연구개발비를 판매 승인 이후에야 자산으로 분류한다. 반면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은 임상 전부터 혹은 임상 단계에서부터 자산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외국계 증권사 도이치방크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셀트리온은 연구개발비 자산 처리 비중이 글로벌 제약사보다 훨씬 높다”며 “셀트리온은 임상 3상 단계부터 비용을 자산화하지만 미국 유럽 제약사는 정부 허가 단계부터 자산화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가 바라보는 시각엔 차이가 있어 보인다. 바이오 업계는 개발 중인 제품별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업화 가능성은 신약보다 바이오시밀러가 더 높다”며 “제품 성공화 가능성이 확보되면 그 때부터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분류하는 게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금감원의 회계 감리 소식에 주목을 받고 있는 셀트리온 측도 “자산화 된 개발비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따로 들은 내용은 없다”며 “이번 내용은 예전부터 많이 제기가 됐었던 내용”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제1038호 무형자산 기준서)에 의거해 식별가능하고 통제가능한 비용에 대해 개발비로 자산화하고 있다”며 “그 적정성은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감사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셀트리온 관계자는 “자산화된 개발비는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가 진행 중이거나 상업판매 돌입을 준비 중인 제품들에 대한 개발비”라며 “현재 개발중인 신약 개발비 경우 현재까지 무형자산 회계처리기준을 만족하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 관련 비용 전액을 판매관리비 상의 경상연구개발비로 인식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기업 결산 공시가 완료된 후 본격적인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위반 가능성이 큰 기업에 대해서는 집중 감리를 펼칠 예정이이서 향후 감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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