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네잎클로버를 딸 수 없었네

시베리아 대한민국. 체감온도 영하 20도 아래. 온 세상이 쩡! 쩡! 얼어붙은 세상. 동쪽 밤하늘에 눈부시게 빛나는 시리우스. ‘하늘의 늑대별’ 천랑성(天狼星). 북반구에서 볼 수 있는 별 중 가장 밝은 별. 하지만 눈으론 지구와 가까운 샛별이 훨씬 밝다.

금성(金星)은 새벽 동쪽하늘에서 반짝일 땐 샛별, 해가 진 뒤 서쪽 하늘에 뜨면 ‘개밥바라기’라고 부른다. 바라기는 ‘작은 그릇’의 뜻. 강아지가 허기져서 애써 빈 그릇을 달그락달그락 핥을 즈음, 어김없이 서쪽하늘에 금성이 돋아난다.

시리우스 늑대별의 원래 이름은 ‘불타는 것’이라는 뜻의 세이리오스. 큰개자리의 코에 해당한다.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과 겨울밤하늘의 대삼각형을 이루는 꼭짓점.

그렇다. 요즘의 성난 동장군은 인간이 스스로 뿌린 업보. “좀 더! 더! 더!”를 외치며, 불가사리처럼 끊임없이 먹어치우는 욕망의 대가일 뿐이다. 그 결과 마침내 ‘지구의 수평’이 무너져버린 것. “네잎 클로버를 따려다가 들판의 수평이 기울어질까봐 차마 딸 수 없었다”는 어느 시인의 마음이 절실하다. 미국의 농부시인 웬들 베리(1934∼)는 노래한다. ‘구름은 바람과 함께라야 자유롭고, 비는 떨어질 때라야 자유롭고, 물은 서로 모여 낮은 곳으로 흐를 때라야 비로소 자유롭다’고.

세상에 대한 절망이 마음속에서 자라날 때

나와 우리 아이들의 삶이 어찌될까 두려워

한밤중 아주 작은 소리에도 눈을 뜨게 될 때,

나는 걸어가 몸을 누이네,

야생오리가 물 위에 자신의 아름다움을 내려놓은 그곳에,

큰 왜가리가 사는 그곳에.

나는 야생 피조물들의 평화 속으로 들어가네,

그들은 슬픔을 앞질러 생각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괴롭히지 않는다네.

나는 고요한 물의 존재에게도 가네.

그리고 느낀다네.

내 머리 위로 낮엔 보이지 않던 별들이

이제 반짝이려고 기다리고 있음을.

잠시 세상의 은총 속에 쉬고 나면 나는 자유로워지네.

-웬들 베리의 ‘야생피조물의 평화’에서

[사진= Marco Adriani/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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