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복제 원숭이 탄생, 다음은?

세계 최초로 복제 원숭이가 탄생했다. 중국 연구팀이 체세포핵치환(SCNT) 기법으로 원숭이를 복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중국 상하이의 중국과학원(CAS) 신경과학연구소 연구팀은 “SCNT 기법으로 마카크 원숭이 2마리를 복제했다”고 발표했다. 마카크는 북부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산다.

SCNT 기법은 1996년 영국 연구팀이 복제양 돌리를 만들었을 때 쓴 기술이다. 영장류(영장목)에 속하는 원숭이에서 성공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장류는 영장목에 속하는 인류, 유인원 그리고 원숭이를 포함하는 포유류 동물을 칭한다.

이번 연구 결과(Cloning of macaque monkeys by somatic cell nuclear transfer)는 1월24일(현지 시간) ‘셀(Cell)’에 게재됐다.


◇어떻게 성공했나

SCNT는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나서 여기에 다른 체세포에서 분리한 핵을 넣어 복제 수정란을 만드는 기법이다. 이 수정란을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하면 체세포를 제공한 개체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를 얻을 수 있다.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 이후 이 방법으로 영장류를 복제하기 위해 연구가 진행돼 왔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문제는 원숭이의 복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기 직전 단계인 배반포기까지 제대로 발달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중국 연구팀은 원숭이 난자에 넣을 체세포 핵을 원숭이 성체가 아닌 태아로부터 분리해 넣는 방법으로 복제 수정란을 실제 수정란과 비슷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복제 수정란이 잘 발달하도록 화학 물질을 처리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연구팀은 109개의 복제 수정란을 만들어 21마리의 원숭이 대리모에 착상시켰다. 이 가운데 6마리의 대리모가 임신에 성공했고 2마리가 새끼를 낳았다.

새끼 원숭이 2마리는 체세포를 제공한 태아와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끼 원숭이들에게는 각각 ‘중중(Zhong Zhong)’과 ‘화화(Hua Hua)’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인간 복제도 가능할까

인간과 같은 영장류에 속하는 마카크 원숭이 복제에 성공함으로써 복제 인간도 가능한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CAS 연구팀은 “인간 복제의 장벽 하나를 허물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팀이나 다른 전문가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인간 복제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헨리 그릴리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중국 연구팀은 성인 체세포가 아닌 태아 체세포를 사용했는데 이런 방식은 성공하기까지 수많은 실패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생명윤리학자인 그릴리 교수는 “현재로서는 인간을 복제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만일 누군가를 복제하고 싶더라도 태아를 복제하기 원하지 않을 것이며 이런 이유 등으로 태아 세포를 사용하는 방식은 인간 복제의 또 다른 장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연구팀도 “이번 연구가 인간 복제를 위한 것이기 보다 사람의 질환을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팀의 무-밍 푸 소장은 “이런 복제 원숭이를 통해 심장 질환, 암, 알츠하이머병 같은 질환을 개선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CAS]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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