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머리 충격도 뇌 손상 (연구)

뇌진탕을 일으킬 정도의 큰 충격이 아니더라도 머리에 반복해서 충격이 가해지면 심각한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 대학교 연구팀은 클리블랜드 클리닉, 하버드 의과대학 등과 공동으로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과 만성 외상 성 뇌 변증(CTE) 등 뇌 질환과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7년간 진행했다.

연구팀은 경기 중 뇌진탕이 아닌 머리 부상을 입은 17~18세의 운동선수 4명의 뇌를 검사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뇌에서 부상 후 24시간 만에 혈관이 새고 신경퇴행성 뇌질환과 연관이 있는 타우 단백질이 형성되는 등 CTE의 징후가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뇌를 사망하기 직전에 머리에 상처가 없었던 비슷한 연령대의 운동선수 4명의 뇌와 비교했다. 사망한 이들의 뇌는 연구팀에 기증된 것이다.

연구 결과, 머리에 충격이 가해졌던 선수들에 비해 머리에 충격이 없었던 선수들의 뇌에서는 병적 측면에서 어떤 변화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머리에 반복적으로 상처를 입게 만든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뇌진탕과 같은 심각한 증상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뇌에서 눈에 띄는 병적 변화가 일어난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의 리 골드스타인 박사는 “만성 외상 성 뇌 변증이 머리 부상 직후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의 대부분은 뇌진탕을 일으킬 정도로 크지 않은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이런 가벼운 충격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만성 외상 성 뇌 변증 환자의 약 20%는 뇌진탕과 관련된 기록이 없다”며 “뇌진탕과는 별도로 반복되는 신경 외상이 심지어는 10대를 포함한 젊은이들에게서도 조기에 만성 외상 성 뇌 변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Hits, not concussions, cause CTE)는 ‘브레인(Brain)’ 저널에 실렸다.

[사진=npr.org]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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