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이 있다고 아름답지 않은 건 아니죠”

부지런히 자기계발을 하면서 외모까지 관리해야 하는 시대다. 그런데 이에 반기를 들고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한때 T자형 인재가 주목을 받았다. 자기 분야를 깊이 아는 I형에 다른 지식까지 광범위하게 섭렵해야 하는(ㅡ) 인재를 말한다. 그런데 이제는 두 가지 이상의 전문분야를 깊이 알아야 하는 ㅠ형 인재까지 요구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외모 조건까지 까다로워지고 있다. 피부도 좋아야 하고 날씬해야 한다. 날씬한 것도 ‘그냥’ 날씬해선 안 된다. 건강미가 넘치는 날씬함, 즉 운동을 열심히 한 ‘티’가 나야 한다.

외모를 가꿨다면 셀피(셀카)로 자신의 모습을 자랑할 차례다. 이때 조금이라도 더 완벽해보이기 위해 사진을 자동 보정해주거나 필터를 씌우는 어플을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이 같은 시대적 요구를 거부하는 용자들이 있다. 본인의 외모가 가진 단점을 여과 없이 보여주려는 사람들이다.

본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슬로건을 내건 사람들이다. 두툼하게 접힌 뱃살을 공개하고, 주름진 피부를 보여준다. 8만 명의 SNS 팔로워를 둔 아티스트이자 포토그래퍼인 헤일리 웨이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드름이 난 자신의 얼굴을 공개했다.

웨이트는 여드름이 자신을 추하게 만드는 조건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나무랄 데 없는 완벽한 피부를 가진 건 아니지만, 누구나 불완전한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점을 수용할 수 있는 너그러움이 필요하다는 것.

이즈미 투티라는 또 다른 아티스트는 웨이트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마찬가지로 여드름이 난 얼굴을 공개했다. 자신의 얼굴을 캔버스 삼아 얼굴에 난 여드름을 따라 선을 그어 마치 별자리처럼 보이게 만드는 재치까지 발휘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외모를 따지는 인간의 본능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피상적인 조건에 지나친 가치를 부여하는 것 역시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웨이트나 이즈미처럼 아름다움의 다양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늘어나는 이유다.

[사진=헤일리 웨이트 인스타그램]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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