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외면하는 한국 제약사, 이유는?


[헬스 케어에 빠진 AI ➂] AI와 한국 제약 업계

4차 산업 혁명 시대와 맞물려 제약 바이오 산업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산업계에서 불고 있는 인공지능(AI) 바람 또한 제약 바이오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제약사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고, 국내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등 제약 선진국에 비해 신약 개발 인프라와 의약품이 부족한 국내 제약 환경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의 장점은 명확하다. 우선 신약 개발에 걸리는 기간이 대폭 줄어든다. 임상 시험 전 5년 정도 걸리는 신약 후보 물질 개발과 최적화 단계가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5개월로 단축될 수 있다. 조기 기술 이전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시간은 물론 비용도 그만큼 절감된다.

또 전임상(동물 실험)과 임상 단계에서 나올 수 있는 신약의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어 미리 대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임상 시험에서 어떤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을 인지해 미리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국내 제약사가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신약 개발에 속도가 붙고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신약을 개발한 국내 제약사는 몇몇 회사에 불과한 실정이다.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그 역시 자본력을 갖춘 소수의 대형 제약사에 한정된다”며 “이런 실정에서 국내 제약 업계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 개발에 나선다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필요하지만 안 당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동아에스티, CJ헬스케어, 녹십자, 유한양행 등 소수의 제약사 이외에는 선뜻 나서는 제약사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오히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 기업의 창업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인공지능 기반 신약 개발 벤처 기업도 국내 제약사보다는 연구소나 대학교, 병원 등과 신약 개발 협약을 맺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국내 제약사들이 인공지능 신약 개발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생각보다 국내 제약사들의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인공지능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인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도 분명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무진과 경영진의 입장이 다르다”며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그러다보니 못미더워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즉, 회사 차원에서 인공지능 신약 개발에 관심은 있지만 경영진에서 별로 내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제약사 연구원이다. 이 관계자는 “신약 후보 물질을 찾고 최적화하는 연구를 하는 제약사 연구원의 반발도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언급했다. 기존 신약 후보 물질 개발과 최적화 단계에서는 10명 이상의 연구원이 필요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단 3명이서 이 작업을 훨씬 빠른 시간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인공지능이 다수 연구원의 일자리를 빼앗는 형태가 된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런데도 업계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약사 입장에서 신약 개발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고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인공지능이라는 당근을 외면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작은 국내 제약사들을 위해 인공지능 지원 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테스크포스팀을 가동 중이다. 여기에는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보령제역, 녹십자 등 상위 18개 제약사가 참여하고 있다.

송영두 기자 songzio@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hare with Kakao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