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육체적 고통, 공감 가능할까 (연구)

우리는 다른 사람의 육체적인 고통을 이해할 수 있을까? “네가 얼마나 아픈지 알 것 같아”라는 공감을 표현하지만 실제로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영국 서식스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4명 중 1명은 다른 사람의 신체적 통증을 공감한다. 실험참가자의 27%가 ‘거울 고통(mirror pain)’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거울 고통은 거울에 비춘 것처럼 상대방의 고통을 나에게 투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피질저널(Journal Cortex)’에 지난 9월 발표된 이 연구내용에 이어 서식스대 연구팀은 최근 고통의 신경학적 근거를 찾는 새로운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험 내용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고통을 공감하는 사람은 뇌 영역의 ‘고통 매트릭스’가 활성화된다. 신경 활동이 비일상적인 패턴을 보이면서 다른 사람의 경험과 자신의 경험을 분별하는데도 어려움을 느낀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44명(여성 26명)을 대상으로 16편의 영상을 보도록 했다. 각 영상에는 주사를 맞거나 문에 손을 찧거나 경기 도중 부상을 입는 등 육체적인 고통을 경험하는 사람의 모습이 담겨있다.

실험참가자 중 21명은 이 영상을 보는 동안 거울 고통을 경험하지 못했다. 반면 13명은 영상에 등장한 사람이 다친 부위와 동일한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 국부적인 통증 반응을 경험했다.

또 나머지 10명은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관점에서 상대방의 통증에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 그룹은 상대방이 통증을 입을 때 메스꺼움과 같은 신체 고통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이 영상을 보는 동안 fMRI를 이용해 뇌를 스캔했다. 연구팀은 영상 속 인물과 동일한 부위에서 통증을 느낀 사람들은 체성감각피질이 활성화되고, 정서적 공감을 한 사람들은 앞뇌섬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실험 결과, 거울 고통을 느낀 실험참가자들은 전부 체성감각피질과 앞뇌섬이 모두 활성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렇다면 두 그룹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 그룹은 뇌 영역 사이의 정보 교환에서 차이를 보였다. 가령 영상 속 인물과 동일한 부위에서 통증을 느낀 그룹은 앞뇌섬과 우측두정엽 사이에 더 많은 정보가 교환되는 경향을 보였다.

즉 뇌 영역 사이의 교류가 다른 사람의 육체적인 고통에 공감하는 정도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런 내용은 ‘인간신경과학 프론티어스(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 온라인판 10월 20일자에 게재됐다.

[사진=Panupong Harnkham/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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