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인데 한잔 콜? 진짜 한잔으로 끝납니까?

우리나라 음주문화도 이제 많이 달라졌다. 아랫사람에게 술을 강요하지도 않고 술자리가 2차, 3차로 이어지는 일도 줄었다. 하지만 연말은 아직 술자리가 잦은 편이다. 술을 자제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이 시기가 큰 부담이다.

술에 대한 자제력이 부족하면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마시게 된다. 전문가들은 술에 거나하게 취해 사건사고가 반복된다면 알코올 사용 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사람들은 주변에서 술을 권하지 않아야 한다. 딱 한잔만 하라는 유혹도 삼가야 한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연말연시가 되면 평소보다 과음이나 폭음을 하기 쉬워 술 문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의 관대한 음주문화 특성상 음주 문제를 간과하는 경향이 많은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NIAAA)에 따르면 소주를 기준으로 남자는 한 번에 7잔, 여자는 5잔 이상 마신다면 고위험음주군에 속한다. 고위험음주군은 전문가의 상담을 권고하고 자신의 음주 패턴을 점검해 알코올 관련 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해야 하는 단계다.

술을 권유하는 음주문화도 잘못이지만 자신의 주량을 조절하지 못하는 음주습관도 문제다. 과도한 음주는 알코올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켜 예전과 같은 양을 마셔도 부족하게 느껴지고 결국 더 많은 술을 마시게 하는 악순환에 빠뜨린다.

알코올에 내성이 생기면 점점 음주량이 늘고 음주 빈도가 잦아져 알코올 중독이 되기 쉽다. 술 문제가 엿보인다면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6개월에 2회 이상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black out)을 겪거나 술을 끊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매번 금주에 실패하거나 미루는 사람이라면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는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알코올로 뇌의 전두엽이나 쾌락중추가 손상을 입으면 의지대로 술을 끊기 어렵다.

알코올 의존증으로 입원한 환자들도 처음에는 평범한 음주자였다. 하지만 한잔이 한병이 되고 두병이 돼 결국 알코올 중독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

허 원장은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는 자신의 음주 패턴을 돌이켜보고 문제를 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혼자서 술을 조절하거나 끊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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