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폐 세포 10년 일찍 죽는다

담배 안에는 4000여 가지의 유해물질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는 폐암뿐만 아니라 후두암, 구강암, 위암 등 각종 암의 원인이며 천식, 만성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 동맥경화증, 부정맥 등 심혈관 질환의 발병 인자이며 생식능력을 저하시킨다.

특히 폐암 중 흡연이 원인이 되는 경우는 약 8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담배는 폐 세포의 재생력을 빼앗아 결국 폐 세포를 정상보다 10년 정도 일찍 죽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Cigarette smoke induces cellular senescence via Werner’s Syndrome protein down-regulation)가 있다.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담배를 오래 피우는 사람의 폐가 조로증 환자의 폐와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담배 연기가 폐 세포의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조로증 중에서도 사춘기를 지나면서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베르너 증후군은 유전 질환으로서, 환자는 손상된 세포를 복원하는 단백질이 줄어들면서 암 또는 심장병 등에 걸려 4, 50대에 죽음을 맞게 된다.

예상 수명에서 10년 이상을 빼앗기면서 사망하는 조로증의 일종이다. 이 병에 걸린 환자에게서 급속도로 줄어드는 세포 재생 관련 단백질을 ‘베르너 증후군 단백질’이라 부른다.

연구팀의 토로 은유노야 박사는 “장기간 흡연으로 폐기종에 걸린 환자의 폐 세포를 관찰한 결과, 베르너 증후군 환자와 마찬가지로 베르너 증후군 단백질이 거의 없으며 따라서 손상된 폐 세포가 되살아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한 정상인에게서 떼어내 배양한 폐 세포에 담배 연기 농축액을 뿌려 봤다. 그 결과, 담배 농축액의 영향으로 베르너 증후군 단백질이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반대로 베르너 증후군 단백질의 숫자를 연구팀이 인위적으로 높여주자 담배 연기로 손상된 폐 세포가 재생 과정을 시작하는 것이 관찰됐다.

은유노야 박사는 “담배를 피운다고 베르너 증후군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담배 연기가 베르너 증후군 단백질 숫자를 감소시키고 이에 따라 폐 세포의 수명을 10년 정도 단축시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아메리칸 저널 오브 레스퍼러토리 앤 크리티칼 케어 메디슨(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에 실렸다.

[사진=PHILIPIMAGE/shutterstock]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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