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료정보학회, “데이터 기반 헬스 케어” 강조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대한의료정보학회가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의료와 헬스 케어의 길을 제시한다.

대한의료정보학회는 16~17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 혁신 파크에서 ‘가치 기반 치료와 환자 참여를 위한 헬스 케어 리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추계 학술 대회를 개최한다.

특히 이번 학술 대회에서는 창립 30주년 기념식 외에 ‘의료정보리더스포럼’ 발족식도 열린다. 전국 상급종합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가 참여하는 의료정보리더스포럼은 의료 정보화 관련 고민과 지식을 공유하고, 정부·산업계와의 대화 창구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학술 대회에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유희석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아주대학교의료원 의료원장)은 “학회는 의료 정보에 대한 개념도 없던 1987년 창설돼 우리나라 보건의료 산업을 이끄는 학회가 됐다”며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선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 의료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롱민 조직위원장(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구부원장)은 “이번 학회는 475명이 등록하고, 연자만 67명에 이르는 최대 규모로 열린다”며 “4차 산업 혁명 시대 의료와 헬스 케어의 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가 가져온 변화, 가치 기반 의료와 환자 참여

특히 백롱민 위원장은 가치 기반 의료, 환자 참여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설명했다. 헬스 케어가 급속히 변화하는 중심에 서비스의 질과 환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는데 이것을 데이터를 중심으로 해나가는 것이 이번 학회의 핵심 주제라는 것이다.

백 위원장은 “지금까지 환자는 아프면 병원에서 치료받는 수동적인 존재였다”며 “이제는 환자가 헬스 케어의 강력한 주체가 되어 자신의 건강에 신경을 쓰고, 그래야만 의료의 질도 높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아는 것이 없었던 환자가 IT의 발달로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의료 정보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건강과 질병을 어떻게 관리할지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데이터는 가치 기반 의료에서도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의료의 질을 측정할 방법이 없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의료의 질을 측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백 위원장은 “재입원율이 얼마인지 등을 데이터를 바탕으로 측정에 질을 지표로 지불 방식을 바꿀 수 있다”며 “미국은 2016년까지 30%를 가치 기반 지불로 전환했고, 내년까지 50%를 바꾸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환자 참여와 가치 기반 의료로의 변화는 멀리 있는 미래가 가니라 3~4년 안에 일어날 변화”라며 “이를 뒷받침하고 정책 대안을 내놓기 위해 이번 학회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변화의 중심이 되는 데이터와 관련한 학회 관계자들의 우려가 있었다. 의료의 변화가 데이터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이뤄지는데 국내는 데이터 접근 방법이 막혀 있다는 것이다. 학회 관계자들은 데이터 보안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래웅 이사장은 “완벽한 보안은 없다”며 “어느 수준에서 위험을 허용할 것인지 국민적 합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현애 회장은 “뭐를 잃고 얻는지에 대한 균형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보호만 보고 있고 개방했을 때 얻는 것을 보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른 나라에서는 환자가 스스로 자기 정보를 내놓고 임상 연구에 쓰게 하는 경우도 있다”며 “우리나라는 환자가 참여해서 얻을 수 있는 공익을 생각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병원 CIO 중심의 ‘의료정보리더스포럼’ 발족

한편, 이번에 발족하는 의료정보리더스포럼에 대한 학회 관계자의 기대도 높았다.

박래웅 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아주대 의과대학 의료정보연구센터 센터장)은 “2015년 기준으로 이익률이 병원 전체 평균은 2%, 상급종합병원은 적자로 병원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산 시스템도 인프라 구축만 고민하고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의 활용을 생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미국은 2009년 정부에서 병원 EMR 도입 등을 목적으로 130억 달러를 투입한 후 의료 정보 교류나 활용이 확연히 달라졌다”며 “인공지능과 데이터 등의 역량과 여력이 부족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을지 정부·학계·산업계가 공동으로 노력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포럼을 발족한다”고 말했다.

포럼 발족에 간사 역할을 한 이인식 대한의료정보학회 병원정보 이사(건국대병원 교수)는 “2005년 우리나라에 EMR이 처음 도입되고 10여 년이 흘러 병원마다 EMR 시스템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다”며 “학회 산하에 포럼을 두고 연속성을 가지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 병원의 고민이나 정보를 교류하는 모임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 CIO는 대체로 2년 보직으로 교수들이 돌아가면서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병원 레벨에서 필요한 기술적 요소에 대한 승계나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 포럼은 지식 전달 체계를 만드는 등 발전을 위한 해결책을 정부·산업계와 함께 찾아갈 예정이다.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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