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 건강 관리하는 사람이 이득 보는 방향으로”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보건의료 기본 계획 수립해야”

보건의료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려면 보건의료 기본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5일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가 주최한 ‘문재인 정부 보건의료 정책의 큰 그림, 보건의료 발전 계획을 제안한다’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권미혁 민주당 국회의원이 공동위원장으로 있는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는 문재인 케어 정책 수립에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신 위원은 “보건의료에서 문제를 부분적 보완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미래에 예측되는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문제로 부분적 보완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문제의 악화 속도가 크기 때문에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한다는 것이다.

신 위원은 계획 수립에 앞서 우리나라 보건의료 환경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은 강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비해 의료비는 낮지만 건강 수준과 건강 수명이 높은 점, 암과 같은 중증 질환에 대한 의료 질이 높은 점, 의료 장비가 충분히 갖춰진 점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의료비가 빠르게 증가하는 점, 주관적인 건강 수준이 낮고 건강 격차가 큰 점, 만성 질환과 일차 의료의 질이 떨어지는 점 등을 약점으로 지적했다.

계획 수립에서 고려할 점으로는 의료의 질, 접근성, 효율성, 지속 가능성 등을 꼽았다. 이 요소들은 최근 논의되고 있는 문재인 케어에서 보장성, 재정, 의료 전달 체계 등과 관련된 것들이다.

세부적으로 보장성과 관련해 국민건강보험 급여 중심의 보장성 관리가 아니라 민간 보험과 비급여를 포함한 개인 단위의 포괄적인 보장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후적 치료에서 생애 주기별 맞춤형 보장성 강화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 스스로 건강을 책임지는 사람에게 보장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강할수록 더 이익을 얻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에서는 단순히 투입 요소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하더라도 필요한 투자를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지출에서 낭비가 되는 부분을 파악하고 맞춤형 대응 전략을 추진하는 등 재정 절감보다는 현명한 지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료 전달 체계는 병원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의료와 복지가 통합된 지역 사회 완결형 케어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자했다. 공급자 중심으로 의료 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환자에 대한 통합적인 건강 관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건의료 정책의 전환은 종합적이 계획을 통해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2000년 보건의료기본법을 제정하고, 5년 단위의 보건의료기본계획을 수립, 실행하도록 하고 있지만 시행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신 위원은 장기적인 계획이 수립, 실행되지 않는 이유를 “부분적으로 감내할 책임과 보상이 있는데, 책임은 분담이 안 되고, 보상만 이야기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책 전환 과정에 각 주체별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데, 보상만을 이야기하면서 이해 상충이 일어나고, 일시적으로 갈등을 봉합하는 보수적인 정책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 위원은 결국 “이런 상충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10년의 기간을 두고 새로운 보상 체계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주체별로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더라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익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관계자들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보건의료 정책의 수립과 추진에 있어서 눈 앞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단기적인 대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이 계획을 통해서 보건의료 환경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이다.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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