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 청소 잘하는 벌…동물도 성실한 부류 있다

성실성은 인간의 고유한 성질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말, 벌, 하이에나 등의 다른 동물들도 성실성을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성실하다는 의미는 학창시절 학업 성취도가 높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보다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확률도 높다. 그런데 이런 특징은 동물에게서도 발견된다.

최근 국제학술지 심리학회보(Psychological Bulletin)에 실린 논문이 동물의 성실성과 연관된 수백편의 논문들을 분석했다. 그리고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도 성실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동물의 성실성을 다룬 기존 연구로는 ‘동물행동(Animal Behaviour)’에 실린 침팬지에 대한 논문과 ‘성격과 사회심리학(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실린 오랑우탄에 관한 논문이 거의 전부였다. 이 자료들을 보면 성실성은 침팬지와 인간의 마지막 공통 조상이 다른 유인원으로부터 분류돼 나온 시점 발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700~1000만 년 전쯤이다.

이번 새로운 논문을 발표한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연구팀은 동물의 성실성과 연관이 있는 논문 총 3000편을 살펴 동물의 성실성에 대한 강력한 증거들이 담긴 논문 876편을 추렸다.

가령 소는 학습을 할 때 심장박동수가 빨라진다는 내용이 담긴 논문을 바탕으로 이를 성실성의 한 요소인 성취감과 연관 지었다. 외모를 바탕으로 성실성을 판단하기도 했다. 하이에나 무리 중 깨끗한 하이에나와 지저분한 하이에나를 분류해본 것이다.

반대로 성실성이 부족한 케이스들도 살폈다. 말 조련사들의 인터뷰를 통해 게으른 기질을 가진 말들이 있다는 점, 벌집을 지키는데 큰 관심이 없는 벌들이 있다는 점 등이다. 

이 같은 분석을 통해 연구팀은 동물의 성실성을 크게 두 카테고리로 나눴다. 하나는 성취추구와 능숙함에 관한 부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돈, 근면함, 책임감 등과 연관된 부분이다.

영장류와 포유류 동물들은 다른 동물군보다 첫 번째 유형의 성실성에서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또 새, 곤충, 어류는 두 번째 유형의 성실도에서 비슷한 특성을 보였다. 단 일부 곤충은 새와 어류보다 무척추동물과 유사한 기질을 보였다. 이 같은 이례적인 부분은 계급사회와 노동본능을 가진 곤충의 사회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동물의 정돈, 근면함, 책임감 등은 둥지 만들기, 집단생활하기 등과 연관성을 보였다. 또 이 같은 성실성을 가진 동물일수록 혜택이 컸다. 가령 벌집에서 사체를 부지런히 치우는 벌들은 상대적으로 몸무게가 많이 나갔고 더 많은 새끼를 양육했다. 성취추구, 능숙함은 좀 더 지적인 행동들과 연관이 있었다. 즉 복잡한 사회 환경을 이룬 동물들일수록 이런 유형의 성실성을 보였다.

연구팀의 이번 분석 내용은 계통발생론의 내용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이런 점에서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상당히 신뢰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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