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들어가는 달콤한 술, 어느새 과음을…

달콤하고 감미로운 맛을 선호하는 사람은 술의 향과 맛을 크게 즐기지 못한다. 술 자체를 즐기기보단 술기운으로 술을 마신다. 그래서인지 달큼한 맛이 나는 술의 인기가 꾸준히 상승 중이다. 문제는 달콤한 맛이 술의 강도를 망각하게 만들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과음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소주에서 나는 화학적인 맛과 향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과일맛 소주를 선호한다. 소주와 맥주를 이용해 폭탄주를 만드는 소맥용 맥주, 커피 막걸리 등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다양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달콤하고 순한 저도주가 과음을 유도할 수 있단 전문가들의 우려도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달콤한 맛과 목 넘김이 좋은 저도주는 술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과음을 하기 쉬운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코올 도수가 낮으면 일반적으로 안심하고 마시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전 원장은 “저도주는 엄연히 중독물질인 알코올 성분이 포함된 술이다. 장기간 과음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도수가 낮은 막걸리나 맥주를 즐겨 마시다 알코올 의존증이 생겨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 사례가 종종 있다”고 밝혔다.

또 “술의 도수가 낮으면 취하는 속도가 느리다보니 더 많은 술을 빨리 마시게 된다”면서 “술의 쓴맛이 단맛에 가려져 평소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 특히 음주를 부담스러워했던 여성들이 과음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주류 구입 경험이 있는 20∼5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1.4%가 저도주 및 과일향 소주를 마셔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일반 소주 대비 만족도는 남성(40.9%)보다 여성(56.8%)이 훨씬 높았다.

도수가 낮은 술이라도 과음을 하거나 다른 술과 섞어 마시면 숙취가 심해지고 건강에도 더욱 해롭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이 분해되며 생성되는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숙취를 유발한다. 또 술의 맛과 향을 내는 첨가물들이 알코올 분해를 방해해 숙취를 더욱 오래가게 만든다. 달콤한 술은 당류 함량이 높아 당 과잉섭취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당뇨 등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사진=아이클릭아트]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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