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전수 검사 종료, 남은 과제는?

산란계 농장에 대한 살충제 잔류물 전수 검사가 마무리됐다. 이로써 ‘살충제 계란’ 사태의 중심도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4일 정부가 일부 농장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시작됐다. 살충제 성분은 친환경 인증과 관련된 검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이후 정부는 전체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살충제 잔류물 검사에 들어갔다.

전국 1239개 농장을 대상으로 실시된 검사에서 52개 농장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 가운데 21개는 일반 농장이고 31개는 친환경 농장이다. 이와 별도로 37개 농장은 친환경 인증 기준을 위배한 것이 확인, 친환경 인증을 제거하고 유통이 허용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살충제 성분은 모두 5개다. 유럽에서 문제가 된 피프로닐과 가장 많은 농장에서 검출된 비펜트린을 비롯해, 플루페녹수론, 에톡사졸, 피리다벤이다. 이 가운데 피프로닐이 검출된 경우는 모두 수거, 폐기 됐으며, 다른 살충제는 기준에 따라 조치됐다.

검사 과정에 시료 수거 과정이 문제가 된 경우, 일부 검사 항목 누락이 누락된 경우,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음에도 알리지 않은 경우 등이 문제가 됐다.

시료는 농장에서 임의로 제출받은 것이 문제가 됐다. 정확한 절차에 따르지 않아 살충제 검출을 회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121개 농장을 재조사해 2개 농장에서 살충제를 추가로 검출했다.

또, 지방자치단체 별로 진행된 전수 검사에서 일부 지자체가 식약처가 규정한 살충제 27종 가운데 일부 항목을 누락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는 살충제 검출을 위한 표준 시약의 부족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이에 420개 농장에 대한 보완 조사를 통해 3개 농가가 추가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검사 과정에 DDT 성분이 검출된 사실이 공개되지 않은 점도 문제가 됐다. DDT는 과거 농업에 많이 사용되던 살충제로, 환경에 대한 악영향이 확인되면서 전면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이번 계란 검사에서도 2개 농장에서 DDT의 산물인 DDE가 검출됐다. 하지만 기준치 이하로 검출, 정부는 해당 농장을 부적합 농장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2개 농장 모두 친환경 인증 농장으로 친환경 인증 표시는 금지됐다.

정부는 모든 검사가 완료됨에 따라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현재도 부적합 농장에서 유통된 계란에 대한 추적과 수거·폐기가 진행되고 있다. 또 해당 계란을 원료로 사용한 제품에 대해서도 추적과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정부는 부적합 농장주에 대한 처벌, 계란 생산·유통 관련 제도 개선, 발표 오류 피해 농가 구제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후속 조치 약속에도 불구하고 사태 과정에서 밝혀진 몇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정부의 늑장 대응 문제다.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 된 유럽은 지난 7월 말 문제 제기가 시작돼 8월에 들어서면서 살충제 계란에 대한 사실 확인과 조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표하며 안이한 대응을 보였다. 뒤늦은 살충제 계란 발견도 친환경 인증 검사 과정에 이뤄졌다. 사실상 정부는 유럽의 살충제 계란 사태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정부의 농약 사용에 대한 느슨한 관리도 지적받고 있다. 살충제 사용과 관련해서는 지난해와 올해 지적이 있었음에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정부에서 계란 안전에 관한 대책을 수립하고도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이와 관련한 책임 등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인증 제도도 도마에 올랐다. 최초로 살충제가 검출된 것도 친환경 인증 농장이고, 전수 조사 과정에서 31개 친환경 인증 농장에서 기준치 이상의 살충제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부적합 판정 받은 친환경 인증 농장 수는 일반 농장보다 더 많아 친환경 인증 농장의 관리가 더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인증은 민간에서도 받을 수 있고 정부에서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 확인된 만큼 제도 개선 논의가 시급한 상황이다.

안전 기준에 대한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에서 정부는 국제기구의 규정을 따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살충제가 함유된 계란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같은 규정을 따르는 유럽과 판단이 달랐다. 유럽은 정부 기관에서 공식적으로 먹었을 때 안전한 계란 개수를 밝혔지만 국내에는 공식적인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

그동안 국민들의 계란에 대한 불안은 더욱 커져간 만큼 향후에도 유사시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기구나 협의체가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도강호 기자 gangdog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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