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등쌀에 기죽은 국내 기업

국내 제약 산업을 이끌어야할 국내 제약사의 분발이 더욱 촉구되고 있다. 특히 각종 지표가 다국적 제약사를 따라잡기에 역부족인 상황인데다, ‘문재인 케어’라 불리는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도 다국적 제약사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주요 의약품 시장, 다국적사 두각

최근 탈모 치료제 시장에서 JW신약 모나드, 네오다트가 선전을 하면서 화제가 됐다.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모나드는 지난해 64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 전년 대비 4.1% 성장하며 제네릭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2월 출시한 네오다트도 16억 원의 원외 처방액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탈모 치료제 시장 대부분은 다국적 제약사가 차지하고 있다. MSD의 프로페시아와 GSK의 아보다트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프로페시아는 이미 2008년 특허가 만료되면서 수십 개의 제네릭이 출시됐지만, 2000년 한국 시장 출시 이후 줄곧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매출액은 약 350억 원에 달했다.

비단 탈모 치료제뿐만이 아니다.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에서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비리어드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12.6% 증가한 815억 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고지혈증 치료제 화이자제약의 리피토는 2016년 외래 처방액 1578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처방 1위 의약품에 등극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773억 원을 기록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베링거인겔하임의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국내 제약사의 제네릭 활약이 기대됐던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도 일동제약, 대원제약 등 수십여 개의 국산 제네릭이 출시됐지만 활약은 미미했다. 반면 트윈스타는 지난해보다 약 12% 처방액이 줄었음에도 고혈압 치료제 시장을 굳건하게 지배하고 있다.

신약 개발도 뒤쳐져

의약품 시장과 함께 신약 개발 임상 시험 분야에서도 국내 제약사들은 다국적 제약사들에 밀려 힘을 못 쓰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 시험 승인 건수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승인된 임상 시험은 총 352건으로 대부분을 다국적 제약사가 차지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총 13건으로 가장 많은 임상 시험을 승인받았으며, 노바티스가 11건, 로슈와 MSD가 9건을 승인받았다. 반면 국내 제약사 가운데는 한미약품과 종근당이 각각 7건의 임상 시험을 허가 받는데 그쳤다.

범위를 CRO(연구개발수탁전문기업)로 넓혀도 퀸타일즈트랜스내셔널, 피피디디벨럽먼트피티이엘티디, 한국파렉셀주식회사 등이 각각 10건, 6건, 5건 등을 승인받아 이들까지 고려할 경우 국내 임상 시험의 다국적 제약사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개발 및 허가를 위한 생동성 시험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56% 증가한 123건의 생동성 시험 가운데 안국약품, 한국콜마, 한미약품 등이 5건으로 최다를 기록했고, 대원제약, 환인제약 등이 4건씩 허가 받았다.

결국 신약 개발을 통한 다국적 제약사와의 경쟁보다는 상대적으로 기술과 자본이 덜 투입되는 제네릭 의약품 임상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다국적 제약사는 오리지널 의약품 위주의 비싼 약을 팔고 있는 반면 국내 제약사는 제네릭 중심의 상대적으로 싼 약을 팔고 있다. 국내 제약사의 1개 의약품당 평균 청구액이 5억8000만 원으로 다국적 제약사(35억5000만 원)의 6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고전

아울러 해외에서도 국내 제약사는 다국적 제약사와 어려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미국에 이어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2위로 급부상한 중국. IMS헬스에 따르면 중국 의약품 시장은 2015년 1152억 달러로 미국에 이은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연평균 최대 9%씩 성장해 3년 후인 2020년에는 최고 180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다국적 제약사는 물론이고 국내 제약사도 앞다퉈 중국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이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가 하면 중국 기업과 대학 등과 함께 공동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등 현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노바티스, 존슨앤존슨, 사노피 등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은 국내 제약사들이 엄두도 내지 못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중국 현지에서 대규모 신약 개발을 진행하면서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한 주도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나고야 의정서 등 중국 내 의약품 판매 허가 장벽이 높아지고, 다국적 제약사처럼 대규모 투자를 할 여건이 안되는 국내 제약사들이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사드 보복이라는 악재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송영두 기자 songzi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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