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전 운동] 셀트리온 발목 잡는 ‘공매도-저평가’?

“저평가 되고 있는 셀트리온에 대한 명확한 가치 평가가 필요하다.”

셀트리온 주식을 보유한 한 투자자의 말이다.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셀트리온이지만 주식 시장에서의 평가는 실제 실적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 돼 있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최근 셀트리온 소액 주주를 중심으로 코스피 이전 상장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악성 공매도 척결을 위해 셀트리온 주주들이 자발적인 구성한 운영위원회가 직접 ‘셀트리온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한 임시 주총 소집 운동’을 전개하고 나섰다.

이들은 8일 오후 1시 현재 약 9000명의 주주로부터 동의서를 받은 상태며, 1만 명의 동의를 얻게 되면 주주 신상에 대한 간단한 절차를 거친 뒤 셀트리온에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할 계획이다.

공매도가 문제?

운영위원회 측은 셀트리온에 대한 공매도와 코스닥 시장에 연기금 등 우량 자산이 투자되지 못하는 불합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 요구의 가장 큰 이유는 셀트리온을 둘러싼 공매도 때문이다. 공매도는 실제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투자자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대차) 매도한 후 주가가 떨어지면 매수해 시세 차익을 얻게 되는 방식이다. 즉, 공매도는 주식이 고평가돼 있다는 전제하에 이뤄진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지속적인 공매도로 주주들의 반발이 있어왔다. 실제로 최근까지도 셀트리온의 공매도는 대량으로 이뤄졌다.

공매도 거래량을 보여주는 공매도종합포털에 따르면 8월만 하더라도 1일 13만2880주 매매 비중(20.34%), 2일 6만3417주 매매 비중(10.35%), 3일 7만881주 매매 비중(6.64%) 등 거의 매일 코스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공매고 거래량 상위 50 종목에 포함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보통 상장 종목의 공매도 대차 거래 잔액 비중은 7~8% 정도이지만 셀트리온은 그 비중이 20%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한 셀트리온 소액 주주는 “셀트리온은 수년간 공매도로 만신창이가 됐다. 공매도와 악연을 끊기 위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을 회사 측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 실적에도 저평가?

셀트리온이 실적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셀트리온은 2017년 2분기 연결 기준 영업 실적을 매출액 2461억 원, 영업 이익 1383억 원(영업 이익률 56.2%)을 기록하며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0% 증가했고, 영업 이익은 79.4%가 증가하는 등 2002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 실적으로 따져 봐도 매출액 4427억 원, 영업 이익 22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8%와 118.8%가 증가한 수치다.

최대 실적을 달성하게 된 것은 세계 최초로 EMA(유럽의약품청)와 FDA(미국식품의약국)의 허가로 판매를 시작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지속적인 글로벌 판매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런 실적에도 주가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한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셀트리온을 거론했다.

셀트리온 코스피 이전 상장을 주도하고 있는 운영위원회의 한 운영진도 “주가는 적절한 가치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셀트리온은 코스닥에 있으면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램시마가 미국과 유럽에서 상당한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2분기에는 어닝 서프라이즈까지 기록하는 등 가시적인 실적이 나오고 있음을 고려하면 셀트리온의 주가는 저평가 돼 있다”며 “건전한 자본 시장 속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셀트리온이 연구 개발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는 코스피 이전 상장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내부에서도 저평가 시각이 존재한다. 셀트리온의 바이오항체의약품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기우성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셀트리온은 2~3가지의 항체 의약품을 가지고 있다. 보통 항체 의약품 2~3개를 가진 제약회사의 시가 총액은 200~300조 원”이라며 “셀트리온은 신약, 바이오시밀러, 항체 의약품 등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지만 시가 총액이 13조에 불과해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 측은 “주주들이 모여 임시 주총 소집을 요청하면 내용을 파악한 뒤 개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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