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틱장애…사기꾼이 사용하는 마케팅 7가지

서울 상암동에 사는 주부 이혜경(가명) 씨는 얼마 전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증후군)로 진단 받은 첫째 딸을 데리고 상담을 2번 다녀왔다.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약 복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른 치료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던 이 씨는 인터넷을 찾아 꽤 전문성 있어 보이는 치료 센터를 찾아 한 번 더 상담을 받았다. 약 2시간 정도의 긴 검사와 상담을 받았지만 비싼 치료비 때문에 망설이는 중이다.

최근 국내에 ADHD 및 틱 장애 등 소아정신과 질환에 다양한 대체 의학 분야가 소개되면서 환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 쪽에서는 대체 의학이 더 효과가 좋다고도 하고, 한쪽에서는 근거가 없다고도 한다. 이런 경우 어떻게 결정을 내려야 아이에게 더 좋은 치료가 될 수 있을까?

이와 관련, 소아정신과 분야에서 오래 광고를 해온 전문가들이 소아정신과 분야에서 대체 의학이 사용하는 마케팅 방법 7가지를 공개했다. 애매한 정보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부모가 중심만 잘 잡으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고 제대로 아이를 치료할 수 있다고 하니 집중해서 살펴 보자.

첫째, ‘너무 늦게 왔다’, ‘방치하면 더 큰 병에 걸린다’는 등의 질책으로 부모를 불안하게 만드는 마케팅 기법이다. 이와 함께 아이의 식습관을 지적하고, 몸속에 독소가 있어 당장 해독이 필요하다고 말해 부모를 불안하게 함으로써 치료를 받게 만든다.

둘째, 병원에서 들은 진단명과 다른 이야기를 꺼내는 마케팅이다. ‘좌우뇌 불균형’, ‘ADHD는 장이 문제’, ‘신체의 축이 틀어졌다’와 같이 소아정신과에서 듣지 못했던 사실을 새롭게 알아낸 것처럼 홍보한다. 실상은 그다지 새로운 사실은 없고 많은 아이에게 일반적으로 있는 특징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뿐이다.

셋째, 화학 물질에 대한 공포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현대 의학에서 사용하는 약, 특히 스테로이드, 항우울제, 항생제, 백신이 해로운 화학 물질인양 부작용을 강조한다. 대신 같은 효과를 내는 천연 물질을 어필한다. 중국의 투유유 교수는 개똥쑥에 말라리아 치료 성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해서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개똥쑥만 먹으면 효과가 없고 치료성분만을 화학적으로 추출해 만든 약물이 효과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

넷째, 우울증 약이나 ADHD 약의 효과는 일시적이므로, 근본적인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하는 마케팅이다. 아이가 평생 약에 의지하게 되는 장면을 상상만 해도 끔찍한 부모는 면역력 증강에 마음이 기울게 된다. 그러나 우울증이나 ADHD 약을 먹고 좋아진 환자들은 모두 증상 개선에 따라 의욕이 생기고,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한다. 몸에 좋은 음식도 면역력을 키워주겠지만, 세균이나 발달 지연을 이겨내게 해줄 정도는 아니다.

다섯째, 우울증이나 ADHD 약이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고 비방하는 마케팅이다. 사실 효과 있다는 연구가 수천 건이 넘지만, 부모들은 확실하게 말하는 이들의 얘기를 쉽게 믿는다. 일찍이 나치의 선전 책임자인 괴벨스가 말했듯이 대중에게 잘못된 정보라도 한 번만 각인시키면 그것을 뒤집는 데는 수백 배의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여섯째, 정신과 진료 기록에 대한 불안감과 사회적 편견을 이용하는 마케팅이다. 편견에 대한 두려움은 오래 가고 두려움이 생기면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한다. 그러나 실상 정신과 기록은 남아도 안전하며,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을 이용하는 치료 센터는 아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나서서 퇴출시킬 필요가 있다.

일곱째, 기존의 치료는 증상만을 치료할 뿐이라고 폄하하고, 근본 원인을 완치시키는 치료를 강조하는 것이다. 대중은 보통 그렇게 좋은 근본 치료법을 학술 논문으로 널리 알리거나 특허를 내 큰 제약 회사에 팔지 않는지 의심하지 않는다. 원인 치료라는 광고에 대해 한 번쯤은 합리적인 의심을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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