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올빼미형 많다, 늦은 등교 추진해야

올빼미형 아이, 성적 더욱 저조해
수학, 과학 과목은 오후에 수업해야

학생들의 등교시간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지지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청소년기는 ‘올빼미형 인간’의 수면 패턴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으며, 이런 아이들은 성적이 저조한 편이다. 또 이는 이른 등교시간과 연관을 보인다.

사람의 인지 수행능력은 하루에도 수차례씩 변한다. 이는 크로노타입(아침형 인간인지, 저녁형 인간인지를 결정하는 인자)에 좌우되는 측면이 있다. 아침형 인간은 오전시간 정신이 맑고 활기찬 활동이 가능하다. 반면 저녁형 인간인 올빼미형은 저녁과 밤 활동을 선호한다.

크로노타입은 나이를 먹는 과정에서 변하기도 하는데, 올빼미형은 특히 청소년기에 흔하다. 이른 아침 수업을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은 이유다.

학교 등교시간이 너무 이르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학교 수업시간과 아이들의 수면패턴이 일치하지 않아 만성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린 이번 연구에 따르면 밤늦게 잠드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성적마저 저조한 편이다.

네덜란드 그로닝겐대학교 연구팀은 중등교육을 받고 있는 11~17세 사이 청소년 523명을 대상으로 학교 성적 데이터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크로노타입을 알아볼 수 있는 설문조사에 참여하도록 했다. 몇 시에 잠자리에 드는지, 평일과 주말 기상 시간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등의 질문이 이번 설문에 포함돼 있었다.

이 데이터는 생체 시간과 사회적 시간 사이의 불일치로 생기는 피로도를 계산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됐다. 늦은 밤 잠이 들고 이른 아침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일수록 ‘시차로 인한 피로’가 커진다.

데이터 분석 결과, 올빼미형에 해당하는 아이들일수록 저조한 성적과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수면시간과는 별다른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빼미형 아이들은 충분한 잠을 잤을 때도 여전히 아침형 아이들보다 성적이 안 좋았다. 반면 이 아이들이 늦은 오후 시험을 보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과목별 성적 분석 결과는 더욱 흥미롭다. 올빼미형 아이들은 인문학이나 언어학 과목보다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 더욱 나쁜 성적을 보였다. 이를 통해 볼 때 선천적으로 타고난 지능을 의미하는 ‘유동적 지능’과 연관이 있는 과목이 크로노타입과 보다 밀접한 연관관계에 놓여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에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고 질책하는 어른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보면 무조건 일찍 자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생체리듬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데 적합하도록 이미 세팅돼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해선 등교시간을 늦추는 편이 오히려 합리적인 방안일 수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본다면 최소한 과학과 수학 수업은 늦은 오후시간에 배정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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