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항암제의 기적, “백혈병 불치병 아니다”

백혈병은 10여 년 전만 해도 진단 후 평균 5∼7년 내 사망할 만큼 완치가 힘든 질환이었다. 과거에는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만이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완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나, 이 역시 한정된 일부 환자만 이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1세대 표적 항암제 이매티닙(상품명 글리벡)이 등장하면서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 패러다임은 완전히 바뀌었다.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 된 것이다. 미국의 한 기관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해당 기관에서 1975년 이전까지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8년 상대 생존율은 6%에 불과했지만, 이매티닙 등장 후인 2001년에는 87%까지 향상했다.

2010년 이후에는 닐로티닙, 다사티닙, 라도티닙 등 2세대 표적 항암제가 등장했다. 2세대 표적 항암제는 암 유전자가 1만분의 1 이하로 감소하는 분자 생물학적 반응 4.0단계에 이매티닙보다 더 빨리 도달하는 빠르고 깊은 치료 반응을 보이며, 가속기 및 급성기 백혈병으로 진행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표적 항암제 발전과 함께 백혈병은 불치병에서 ‘꾸준한 약물 복용으로 관리할 수 있는 병’이 됐고, 이제는 환자의 삶의 질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의사와 환자들 사이에서 “일정 기간 동안 치료 목표에 도달하면 약물 복용을 중단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바람도 생기기 시작했다. 기능적 완치에 대한 기대감을 품기 시작한 것.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그로 인한 부담이나 불편함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기능적 완치란 약물 치료를 중단한 이후에도 재발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기능적 완치는 환자가 더 이상 약을 복용하지 않음은 물론, 치료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보통 암 유전자가 거의 검출되지 않는 상태(0.0032% 이하)인 ‘완전 분자 유전학적 반응’ 혹은 ‘분자 유전학적 반응 4.0단계’를 일정 기간 유지하면 기능적 완치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하려면 아직은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2세대 표적 항암제를 중심으로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또 약물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치료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임상 시험에서는 약 복용 중단 시 ‘분자학적 반응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유전자 수치 변화를 살피고 있다.

현재 48주 동안 기능적 완치 가능성을 확인한 2세대 치료제도 있어, 조만간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의 두 번째 기적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송영두 기자 songzi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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