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 사이코패스와는 다르다 (연구)

전 세계적으로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테러리스트는 일반인과 어떤 차이가 있기에 과격하고 무자비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벌일 수 있는 걸까.

최근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저널에 실린 논문이 테러리스트 집단이 잔인하고 악랄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콜롬비아의 한 수용소에 감금된 불법무장단체 테러리스트 66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33명의 희생자를 낳는 살인을 저질렀다.

실험에 참여한 테러리스트들은 지능, 공격성, 감정 인식, 도덕적 판단 등을 평가하는 테스트를 받았다. 비교 연구를 위해 테러리스트가 아닌 일반인 66명도 동일한 테스트를 받았다.

그 결과, 대부분의 테스트에서 두 그룹간의 변별된 차이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 가능하듯 공격성에 있어선 테러리스트 집단이 두드러진 특징을 보였다. 테러리스트 집단은 분노, 슬픔, 혐오 등의 감정을 구분하는 능력도 떨어졌다.

또 무엇보다 두드러진 특징은 도덕적 판단에 관한 부분이었다. 연구팀이 제시한 24가지의 시나리오를 보고, 각 상황이 도덕적으로 옳은지 판단하도록 한 실험이다.

일반참가자들과 달리 테러리스트 집단은 의도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상대방이 해를 입지 않았다면 해당 상황을 너그러운 시선으로 보는 경향을 보였다. 가령 실수로 누군가에게 유독한 음식을 먹게 해 사망에 이르도록 만든 상황보다 독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상황을 좀 더 도덕적인 상황으로 판단한 것이다.

즉 의도치 않은 실수로 벌어진 사고보다 미수에 그친 범죄를 용인하는 특징을 보인 것이다.

테러리스트 집단이 도덕적 판단에 있어 이처럼 왜곡된 시선을 갖는 이유는 결과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란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보통 매우 어린 아이들이나 전두엽과 측두엽의 신경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에게서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의도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사이코패스와는 매우 다르다.

테러리스트 집단이 이처럼 결과에 집중하는 이유는 유토피아 의식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이들은 어떤 행동이든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차후 진행될 연구에서 테러리스트 집단의 과격성이 일반인의 도덕적 판단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사진출처= bibiphoto/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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