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면 기분이 좋거든요, 왜냐하면…

인류는 ‘경쟁’과 ‘승리’를 반복하며 생존을 이어왔다. 초기 인류는 날카로운 송곳니가 있는 맹수나 이웃 부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했고, 오늘날에는 이런 습성이 남아 여전히 승리 쟁취를 위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의식은 승리를 쟁취할 때 분비되는 화학물질과 연관이 있다. 기쁨이라는 감정에 관여하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방출되면서 승리를 할 땐 기분이 좋아진다. 기쁨이라는 감정의 보상체계 때문에 경쟁 상황에 노출될 때마다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경쟁에서 이기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급격히 높아진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있다. 이 같은 호르몬의 수치 변화는 다음번에도 싸울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추게 만든다.

승리는 다음번 경쟁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상대방을 이김으로써 다음 경쟁에서도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승리는 보상 외에도 학습 효과를 일으키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수준의 경쟁심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유독 경쟁적인 사람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경쟁심이 강한 사람은 열정적인 사람이란 인식이 있다. 이처럼 경쟁에 열의를 보일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더 나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경쟁을 통해 스스로를 독려하고 최선의 결과를 얻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경쟁심에 대한 성별차도 있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일반적으로 경쟁적인 편이다. 이는 남성보다 여성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달리 말하면 남성은 여성보다 과잉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사 효과(basking in reflected glory)도 승리에 도취되는 이유다. 반사 효과는 본인이 응원하는 스포츠 팀이 경기에 이겼다거나 자신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성공했을 때 느끼는 ‘반사된 영광’이다. 자신이 응원하는 사람 혹은 팀이 이기면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실망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 성공을 쟁취하려는 심리가 생기기도 한다. 올림픽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은메달을 딴 선수들보다 동메달을 딴 선수들의 행복감이 오히려 높았다. 은메달을 딴 선수들은 금메달을 딸 수도 있었단 사실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감 때문에 상대적으로 행복감이 떨어진다.

승리가 언제나 긍정적인 효과만 일으키는 건 아니다. 어두운 측면도 있다. 승리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되면 건강하지 않은 방식으로 감정과 행동을 표출하게 된다. 종종 상대방에 대한 공격성이 표출되기도 한다.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거나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이기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은 물론, 본인의 스트레스 수치를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사 효과를 누리려는 사람들은 자녀에게 강압적으로 공부를 시킨다거나 자신이 응원하는 스포츠 팀을 위한 훌리건이 되기도 한다.

사회과학자들은 건전한 방법으로 승리를 쟁취하는 사회가 되려면 아이들을 교육할 때 다른 사람과의 협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쳐야 한다고 설명한다. 경쟁과 협력이 함께 할 때 본인의 발전은 물론, 상대방에 대한 신뢰와 원활한 소통 등이 모두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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