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간에 대한 회상, 진정효과 있다

친구와 싸웠다거나 연인과 다툼이 있었다면 심박동수가 빨라지고 심리적으론 불안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럴 때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진정효과 덕분에 마음이 한결 차분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지어 물리적인 고통을 부분적으로 덜어내는 효과까지 있다.

스트레스를 받고나면 마음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이럴 땐 친한 사람과 수다를 떨며 화를 분출하는 방법이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함께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땐 방금 일어난 일이 ‘엄청난 재앙’이 아니라 ‘흔히 벌어질 수 있는 나쁜 경험’ 정도로 생각을 고쳐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인지적 재해석은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격심한 스트레스가 감정 절제에 관여하는 신경회로와 타협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마음을 진정시키는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보고된 새로운 논문에 따르면 좋았던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면 좀 더 빨리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 러트거스대학교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134명을 대상으로 얼음물에 손을 담그도록 했다. 이처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실험참가자 중 절반에게는 14초간 여행 경험처럼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려보도록 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감정적으로 동요가 일어나지 않는 중립적인 사건을 생각해보도록 했다.

그 결과,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린 실험참가자들이 더욱 빠른 속도로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결과를 보였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상승치는 중립적인 사건을 떠올린 그룹의 15%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과거에 대한 회상이 어떻게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참가자들의 뇌를 관찰했다. 실험참가자들이 과거를 회상하는 동안 fMRI를 이용해 뇌의 변화를 살핀 것이다. 그 결과, 행복한 기억을 떠올릴 때 감정을 제어하고 인지기능을 조절하는 전두엽 영역과 보상과 관련된 피질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긍정적인 기억을 떠올리는 동안 즐거운 감정이 유지되거나 강화하려면 감정 조절과 연관이 있는 뇌 영역의 역할이 큰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더불어 생리학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줄이는데도 이 뇌 영역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급성 스트레스가 완화된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흥미로운 부분이다. 단 이번 연구는 건강한 성인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우울증과 같은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유효한지의 여부는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

[사진출처=Africa Studio/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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