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우정은 함께 ‘공유한 기억’ 덕분

인간은 사회에서 고립된 채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외톨이로 산다는 것은 무척 외롭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사람은 다른 사람과 친구관계를 맺고 밀접한 사이를 유지한다. 낯선 사람과 연을 맺고 돈독한 우정까지 지킬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어색하고 서먹서먹한 관계에 놓인 생소한 사람과 절친한 관계가 되기 위해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운동하고 밥도 먹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 속에서 함께 공유하는 기억이 많아지면 강력한 우정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최근 연구결과다.

국제학술지 ‘개인과 사회관계(Personal and Social Relationships)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오랜 친구끼리는 기억의 상당 부분을 공유한다. 두 사람이 서로 분리되거나 단절되지 않도록 기억이 두 사람을 연결시킨다는 의미다.

특히 육체적인 성관계가 개입하지 않는 플라토닉 사랑을 느끼는 사람들 사이에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216명을 모집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지는 친구와 함께 공유하는 기억이 얼마나 많은지 평가할 수 있는 문장들로 구성돼 있다.

실험 결과, 설문지에 제시된 문장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일수록 우정의 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정을 유지해온 기간이 길고 서로 신뢰할만한 사이라고 믿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실험참가자 340명을 대상으로 한 두 번째 실험에서도 우정의 깊이가 깊을수록 함께 공유하는 기억이 많았다. 특히 성별이 다른 친구보다는 동일한 친구들 사이에 공유된 기억이 많았다. 공유된 기억은 두 사람이 함께 아는 영화 종류처럼 수치화할 수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해 연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볼 때 공유된 기억은 우정의 질을 파악하기 좋은 예측 지표로 보았다. 지난 일을 잊지 않고 보존한다는 것은 그 만큼 상대방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의미이며, 상대방과 함께 한 시간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사진출처=VLADGRIN/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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