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타정, 임상시험 은폐 의혹 벗을까?

임상 시험 가운데 사망자가 발생하며 시험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미약품이 한숨 돌렸다. 감사를 진행한 감사원이 조작이 아닌 규정 위반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6년 11월 18일 국회는 감사원에 올리타정 임상 시험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올리타정 임상 시험 중 발생한 사망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중대 이상 반응 은폐 여부 ▲임상 시험 관리 감독 부실 여부 ▲이상 반응 보고에 대한 지연 대응 여부 등 3개 사항의 감사를 요청했다.

이에 감사원은 올리타정 임상 시험을 의뢰한 한미약품을 비롯 중앙보훈병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 시험 수탁 기관 한 곳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은 올해 1월 18일부터 2월 7일까지 10일간 예비 조사를 실시했고, 같은 해 2월 13일부터 3월 3일까지 14일간 실지 감사를 했다. 3월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 중앙보훈병원 행정부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을 수렴 후 감사원 내부 검토 과정을 거쳐 4월 13일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 확정했다.

17일 감사원이 밝힌 감사 결과, 관리 기준 및 임상 시험 계획서에 따르면 중대 이상 반응이 발생한 경우 시험 책임자인 중앙보훈병원이 의뢰자인 한미약품 또는 임상 시험 수탁 기관인 모니터에게 발생 사실을 알게 된 후 24시간 이내에 보고하도록 돼 있는데도 중대 이상 반응인 SJS(스티븐스 존슨 증후군)을 제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관련 사항을 14개월이나 늦게 식약처에 보고하는 등 시험책임자(중앙보훈병원 전문의), 의뢰자(한미약품), 모니터(임상시험 수탁기관 관계자)가 각각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 사실상 감사원이 이번 사건을 은폐나 조작이 아닌 규정 위반 사안으로 본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올리타정은 식약처로부터 임상 3상에 대한 승인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안전성 논란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임상 시험 결과 은폐 의혹이 명확하게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시선이다.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임상 시험 결과에 대한 조직적인 은폐 및 조작에 대해 “관계자들이 서로 공모해 은폐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못했다”고 밝혀 상당한 여지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감사원 관계자도 비슷한 뉘앙스의 얘기를 건넸다. 이 관계자는 “이번 올리타정 감사는 국회의 요구로 임상 시험 결과 늑장 보고에 대한 은폐 및 조작 의혹에 대해 이뤄졌다”며 “감사 결과 규정을 위반해 늑장보고 된 것은 확인이 됐으나 조작이나 은폐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렇다고 올리타정 늑장 보고에 대한 은폐 및 조작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단지 주어진 환경 내에서 감사를 실시해 확인을 못한 것이다. 이번 감사를 통해 조작이나 은폐 여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한미약품 측은 미흡한 부분은 인정한다면서도 은폐나 고의성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SJS(스티븐스 존슨 증후군)이 나타난 임상 환자 A씨는 올리타정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종류의 약들도 복용 중이었다”며 “임상 시험 담당 의료진이 처음에 다른 약들로 인한 부작용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약품은 “1년 뒤 다른 이유로 임상 환자 전수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A씨의 SJS가 올리타정 부작용인 것으로 확인하고 즉시 식약처에 보고했다”면서도 “부작용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부분이 발견된 바 향후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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