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 ‘권력 불평등’, 여성에게 더 악영향(연구)

남녀 사이의 역학관계는 오묘한 것 같다. 서로 좋아하는 연인 사이라도 주도권 다툼에 상처받고 결국 이별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여성은 남녀관계의 ‘권력 불평등’에 남성보다 훨씬 더 민감하고, 심리적인 안정감에 매우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팔러 대학교 연구팀이 남녀 관계와 권력 불평등에 대해 연구한 결과 상대방의 결정에 종속돼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여성의 심리적 안정감을 크게 해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여성들도 ‘권력’을 강화하고,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성 연구’저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18-25세 남녀 114명의 데이트 실태를 분석했다. 연구의 목적은 각 파트너가 성관계를 맺고 교제를 하는 동안 연인관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내면화하는지 알아내는 데 있었다. 연구팀은 연인관계의 다양한 측면을 평가하고, 경험담-오디오 클립-비디오-그림문자 등을 통해 조사 대상자들의 느낌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연인관계에서 자신이 ‘을’의 입장이라고 답변한 여성들이 더 불안해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갑’의 입장이라고 밝힌 여성들은 그렇지 않았다. 반면, 남성들은 스스로 ‘을’이라고 느껴도 연인관계가 불안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라이너 베이정 교수는 “어떤 커플에게 누가 연인관계에서 ‘갑’(alpha) 역할을 하거나 주도권을 쥐고 있는지 물을 경우,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을 지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인관계에서 누가 ‘을’(beta)인지, 누구에게 주도권이 없는지 질문해도 마찬가지다. 커플들은 연인관계에서 누가 결정권을 행사하는지에 대해 같은 의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 전문 미디어 속삭닷컴에 따르면 여성들이 오랫동안 종속적-보조적이고, 덜 중요하고 영향력을 잃은 존재로 취급되는 데 익숙했다는 사실과 이런 현상의 관련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여성들이 주도권을 행사할 가치가 없는 존재로 여겨지는 데 대해 남성보다 좀 더 민감한 것은 ‘을’ 여성들의 해묵은 상처와 불안감이 반영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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