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검진 한계 노출, HPV 검사 필요

자궁경부암을 진단하는 검진법이 초기 진단과 예측에 한계를 가지고 있어 새로운 검진 기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최근 열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제3차 춘계 학술 대회에서 나왔다.

국내 자궁경부암 검진 수검률은 2014년 66.1%로 연령별로는 30대 여성의 수검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해 기존 만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무료로 제공되던 자궁경부암 세포진(Pap Smear) 검사를 만 20세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자궁경부암 조기 발견을 위한 지원을 강화했다.

하지만 자궁경부나 질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를 관찰하는 세포진 검사의 경우, 자궁경부암의 초기 진단과 발생 예측에 있어 한계를 가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날 학회에 참석한 싱가포르 테이 선 쿠이 교수(싱가포르 종합병원, 前 싱가포르 자궁병리 질확대경학회 회장)는 ‘자궁경부암 선별 검사로서 동시 검사의 필요성 및 16·18형 HPV의 의의’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자궁경부암의 1차 검사로 사용되고 있는 세포진 검사가 조기 진단에 한계를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테이 선 쿠이 교수는 “세포진 검사는 자궁경부암 검사의 1차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세포의 변형 유무를 검사를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로 인한 잠재적인 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없다”며 “실제 자궁경부암 환자의 3분의 1이 세포진 검사 결과를 음성으로 판정받았다는 연구도 있어 세포진 검사 한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로슈진단이 21세 이상의 여성 4만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테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세포진 검사에서 정상 판명된 10명 중 1명은 자궁경부암으로 병이 진행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16번 및 18번의 고위험군 HPV에 감염된 여성은 세포진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왔더라도, HPV가 없는 여성에 비해 자궁경부암의 전암으로 발전할 확률이 3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쿠이 교수는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자궁경부암 진단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세포진 검사 외에 HPV 검사를 동시에 권장하거나 선별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미 검사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며 HPV 선별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그는 “최근 미국과 독일 등의 가이드라인에서는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세포 검사와 HPV 검사를 함께 시행하거나, 더 나아가 HPV 검사의 단독 시행을 권고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 부인종양학회와 미국암학회에서는 HPV 검사에 대해 조직적 병변을 기준으로 검증된 검사의 사용을 권고하는데, 이는 일시적인 HPV 감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감염 상태를 확인해 자궁경부암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겸 학술위원장 정환욱 원장도 “선진국에서는 기존 세포 검사 외에도, 검사의 민감도를 높이기 위해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HPV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국가 검진에서 세포 검사와 HPV 검사를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HPV 예방 백신 접종과 HPV 동시 조기 진단이 병행 된다면 자궁경부암의 발생을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궁경부암은 여성암 중 세계 4위, 국내 발생 7위의 암으로 발병 원인의 99% 이상이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virus)가 원인이 된다. 특히 16번과 18번 바이러스의 경우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HPV 감염률은 자궁경부암 발생 빈도가 높은 국가에서 약 10~20%, 낮은 국가에서 약 5~10% 정도로 집계되는데, 우리나라는 약 10~15%로 보고되고 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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